안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어젯밤 상황은 제 쉰 목소리만큼이나 참혹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안 의원은 "몇 분 동안 차이고 밟히고 끌려다니고 욕설을 들었다"며 "그 상황은 제가 입었던 옷에 찍힌 군홧발 자국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입고 있던 흰색 셔츠를 직접 들어보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이 정도 린치를 가하는 경찰이라면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떨지…"라며 "일반 시민들이 경찰에 끌려간 후에 진술하고 증언하는 경찰의 폭행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김재윤 의원은 "한 시민이 경찰들 앞에서 경찰 폭력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전경들이 갑자기 그 시민을 낚아챘고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는 순간 안 의원이 사라졌다"며 "이후에는 옷에는 발자국이 선명하고 멱살을 잡혔는지 목이 긁혀 돌아왔다"고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원 총회에서 "처음에는 우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냉소적이었다가 경찰 폭력을 막기 위한 인간띠 잇기를 한 뒤 응원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 방문 하는 등 최대한 이 문제를 이슈화해 나갈 예정이다.
경찰, "안민석 의원이 경찰 폭행"
그러나 한나라당과 경찰은 "안 의원이 경찰을 폭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모 의원이 기동대장을 두들겨 패 턱이 나갔다고 한다"고 말했고, 어청수 경찰청장도 손학규 대표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경찰 간부가 안 의원에게 맞아 턱뼈가 나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지방경찰청은 술에 취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한 신모 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안 의원이 한 전경의 얼굴과 몸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먼저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장 지휘관은 '그 분은 국회의원이니 즉시 안전하게 안내해드려라'고 지시했는데, 안 의원이 그 지휘관의 얼굴을 때리는 등 모두 3명의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경찰은 주장했다.
경찰은 "국회의원이라 현장에서 연행 못 했고, 현재 목격자와 동영상 등 채증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안 의원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적용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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