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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Must Hav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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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촛불시위 …참가자들의 'Must Have' 7

[현장] 50일 넘은 촛불시위의 양상들

촛불시위가 50일이 넘고 한미 쇠고기 협상 관보게재까지 이뤄졌으며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풀릴 시점이 다가오는 동안 시위의 양상도 많이 변했다. 특히 지난 25일 고시 강행을 계기로 다시 '물대포'가 등장했고, 이번 주말에도 경찰은 물대포, 소화기 등을 쓸 것으로 보인다. 시위에 참가하고자 하는 시민들을 위해 기자가 현장에서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물품(Must Have Item)' 7가지를 나름대로 선정해봤다.

1. 우비: 26일 새벽부터 경찰의 물대포 진압이 일상화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우비는 필수 중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야간에 추울 때는 '바람막이'로 사용할 수도 있으니 1석 2조다. 이를 간파한 인근 편의점들이 박스 채 사다 놓고 판매할 정도다. 수건도 필요하다. 아무리 우비를 입었어도 물대포의 수압이 강해 직사로 맞으면 우비 안으로 물이 스며든다. 살수차 가까이에 있으면 물대포의 강도도 세다. 가까이에 있을 분들은 헬멧 정도는 갖춰야 안전하다. 샌들이나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 우비와 목장갑과 마스크. ⓒ프레시안

2. 분진 마스크:
황사철에 사뒀던 마스크가 있으면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없으면 사는 게 좋다. 경찰이 발사하는 분말소화기는 건강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분말소화기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를 고장 낼 정도로 유해하다. 불법체증에 맞선 얼굴 가리개 역할은 보너스.

3. 목장갑: 요즘 시위 현장에서 보통 두 가지 전선이 형성된다. 하나는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에 모래주머니를 이용한 '국민토성' 쌓기. 다른 하나는 신문로의 금강제화 앞에서 벌어지는 경찰버스를 끌어내기 위한 '국민 줄다리기.' 모두 손을 보호하기 위한 목장갑이 필요하다. 이 뿐만 아니다. 쓰레기를 주울 때도 목장갑이 있으면 편리하다. 단, 쓰레기 봉투는 현장에서 구입해야지 집에서 쓰던 걸(종로, 중구 주민 제외) 가져오면 곤란하다. 집까지 쓰레기를 가져갈 것이 아니라면.

4. 약간의 용돈: 길이 막히고 시위가 시작되면 떡볶이, 오뎅, 튀김을 파는 포장마차는 물론 닭꼬치, 타코야, 드립 커피를 파는 트럭까지 거리로 나와 영업을 한다. 밤이 깊어 출출해지면 이들에 대한 유혹을 견디기 힘들 수도 있다. 단, 다음 아고라에서 결성되 거리로 나선 '촛불다방'에서는 커피믹스 커피를, '무적의 김밥부대'는 김밥과 물을, '희망 오뎅' 트럭에서는 시원한 국물과 함께 오뎅을 무료로 제공한다. 늦게 귀가할 계획이라면 택시비 정도도 준비해야 한다. 요즘은 새벽 2~4시께 빈 택시들이 시위대 말미 부분까지 올라와 시위를 구경하다 손님을 태워가는 모습도 흔한 모습이 됐다.

▲ 시민들에게 오뎅과 국물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희망오뎅' ⓒ프레시안

5. 야외용 돗자리:
바닥에 앉아 '놀' 일이 제법 많다. 특히 '밤샘'을 각오하고 나왔다면 돗자리가 유용하다. 밤이 되면 아스팔트 바닥이 제법 차가운데 돗자리를 깔고 있으면 한기를 막을 수 있고, 특히 누워 잘 때 좋다. 신문지도 무방하나 간혹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겨레>, <경향신문>을 깔고 앉으면 안 된다"는 논란이 일기도 한다.

6. 율동·노래 익히기: 시위 도중 율동 타임이 사이사이 이어진다. UCC를 이용해 '처음처럼', '바위처럼' 등의 노래와 율동 정도를 익혀두면 시위 현장에서 유쾌하고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할 수 있다. '광야에서', '솔아솔아 푸른 솔아',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등 시위 현장에서 주로 나오는 노래들의 가사를 익혀둬도 심심하지 않다. 레퍼토리들이 다소 '운동권'적인 측면도 없지 않지만, 요즘 이 정도는 크게 거부감 없이 불려지는 '기본'이 됐다.

▲ 새벽 3시반, '기차놀이'와 율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

7. 옷차림:
"산에도 시선이 있다"는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처럼, 시위 현장에도 "시선이 많다."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것은 개인의 선택에 맡기겠다. 시위가 50여 일이 넘어가자 시위현장에서 낯익었던 얼굴들이 커플로 맺어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는 후문. 그러나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두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필요 없는 것들: 우선 구급약. 수십 명의 현장 응급요원들이 쉴새없이 시민들 사이를 누비며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 변호사도 필요 없다. 인권침해감시 변호인단이 항상 현장에서 상황을 감시하며 상담을 하고 있다. 그리고 '발끈'하는 성질도 시위에 나올 때 버려두고 오거나 이 참에 성격을 개조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대부분의 경찰과의 충돌은 분을 못 이겨 경찰에게 달려들다 생기는 경우가 많다. 술도 과하면 안 된다. '취객'이 돼 시민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이상 시위 필수 품목을 다소 과장을 섞어서 나열해봤다. 혹시나 '시위를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을까 염려스러운데 그럴 의도가 전혀 없음을 밝혀둔다. 50여 일이 넘어가고 있는 촛불시위 양상에 대해 보다 알기 쉽게 설명을 하려는 게 기사를 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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