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특별 기자 회견을 열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결코 수입하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국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 대통령 기자 회견 직후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과 변명으로 재협상을 거부하는 한 국민의 저항은 계속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 말 속에서 드러난 수많은 모순점"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정부는 '30개월' 프레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마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만 해결되면 다 해결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핵심은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상표 국장은 "유럽, 중국 등 대부분 나라의 수입위생조건에서는 모든 연령의 SRM 부위 금지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SRM 부위까지 다 수입하는 수입 위생 조건을 그대로 둔 채 30개월 이하임을 수출 증명 프로그램으로 보증하는 방식으로는 광우병 안전이 결코 확보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쇠고기 협상에 대해 이 대통령은 모든 것을 다 내준 배경으로 한미 FTA, 통상마찰, 분단국가, 북핵을 거론했다"며 "이는 쇠고기 안전성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대책회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오늘 기자 회견에서는 수많은 모순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박원석 처장은 "대통령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수입 금지 조치가 안 이뤄지면 계속 고시를 거부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지난 4월 체결한 수입 위생 조건에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이 논리대로라면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 제거 등 국민이 요구하는 다른 조건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고시하지 않으면 된다"며 "그런데 그 이상의 조치는 무역 보복을 낳게 된다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이 보장하면 믿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국민은 정부도 못 믿는데, 미국에서는 잘 소비되지 않는 쇠고기 수입을 강요하고 압박하는 미국을 믿자는 것 자체가 여전히 사태 파악을 잘 못하고 있다. 또 한 번 국민의 염장을 지르는 발언이다"라고 질타했다.
"국민이 승리하는 날까지 저항과 축제에 동참해달라"
국민대책회의는 기자 회견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광우병 위험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면 재협상을 또다시 거부했다"며 "국민대책회의와 국민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하며, 끝내 국민을 버린 정부에 대한 저항과 심판의 촛불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문제의 본질을 축소시키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자율규제'로는 국민을 결코 속일 수 없으며, 촛불의 민심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예정대로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48시간 비상국민행동과 21일 2차 촛불대행진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국민이 승리하는 날까지 민주주의를 위한 저항과 축제에 모든 국민이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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