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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대포, 컨테이너, 현장 진압…잘못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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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대포, 컨테이너, 현장 진압…잘못 없다"

불리한 여론에 맞대응…'비판 재갈 물리기' 의혹 커져

촛불이 잦아들자 '과잉·폭력 진압' 비판을 받아온 경찰도 여론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경찰은 18일 경찰청 홈페이지(www.police.go.kr)를 비롯해 각 시도경찰청 및 일선 경찰서 홈페이지에 '촛불 집회,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팝업을 띄웠다. 여기에는 동영상, 사진, 글 모음, 그리고 경찰의 입장에 관한 바로가기 링크가 게재돼 있다.

동영상과 사진이 실린 게시물에는 각각 '촛불시위, 그 긴박한 순간들', '전의경, 그들도 우리의 소중한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6~8일 진행된 '72시간 릴레이 촛불 집회'와 지난 5월 31일~6월 2일 있었던 청와대 인근 거리 행진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현장에서 채증한 사진·영상으로 보이는 이들 자료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버스를 끌어내고 철창을 뜯어내는 장면, 전·의경이 부상당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또 '촛불 집회 글 모음'에는 포털사이트, 경찰 내부 게시판 등에 올려졌던 전·의경, 경찰, 이들의 가족이 쓴 글과 이를 옹호하는 언론사 사설 및 기사 30여 편을 모아놓았다.

경찰 "물대포, 컨테이너, 현장 진압…잘못 없다"
▲18일 경찰청 홈페이지 등에 일제히 게시된 촛불 집회를 바라보는 경찰의 입장. ⓒ프레시안

특히 경찰은 '촛불집회 관련 경찰 입장'을 통해 물대포, 컨테이너 바리케이드 등 비난 여론이 거셌던 과잉 진압 문제를 해명했다. 이는 지난 2일 어청수 경찰청장이 자유선진단 의원들이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했던 해명을 사실상 그대로 올려놓은 것.

경찰은 "5월 2일부터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집회는 초기에는 도로 점거나 폭력 행사 등이 없이 평화적으로 개최됨에 따라 경찰은 현장 안전을 우선시하여 관리했다"며 "그러나 지난 24일부터 대규모 시위대가 초저녁부터 차도를 점거하고 청와대 등 특정 지역 진출을 시도하면서 차벽을 손괴하고 경찰관과 몸싸움을 하는 등 명백한 불법 시위로 변질해 경찰은 법에 따라 해산 절차를 진행했으며, 극렬하게 저항하는 불법 행위자에 대해서는 현장 검거하고 차단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경찰특공대' 투입에 관해 "5월 31일 특공대 투입은 살수로 인해 차량 지붕이 미끄러운 점을 감안해 시위대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당시 특공대원은 일체 휴대 장비 없이 맨몸으로 시위대를 격리했고, 그 외 일반 집회 관리를 위해 특공대를 투입한 사례는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물대포 사용에 대해서도 "물포(살수차)는 대규모 시위대의 묵과할 수 없는 불법 폭력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사용한 것"이라며 "경찰 저지선이 무너지면 청와대 등 특정 지역 방호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시위대와 경비 경찰력이 직접 충돌하게 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에 물포 사용 계획을 사전에 경고하고, 노약자·여성·기자들에게 해산할 것을 고지한 바 있으며, 규정된 사용 요건과 절차, 살수 방법을 준수해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부득이하게 사용했다"며 "앞으로 시위대가 쇠파이프나 각목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차벽을 무너뜨리며 경찰이 설정한 저지선을 돌파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한 물포는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컨테이너 바리케이드에 관해서 "100만 촛불 대행진의 경우 다수의 시위대가 일시에 세종로 일대에 운집, 경찰력과의 심각한 충돌이 예상돼 고육지책으로 부득이하게 설치한 것"이라며 "그 결과 시위대와 경찰의 직접 충돌을 사전에 차단해 시위 현장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전'과 '질서' 측면에서 소기의 효과를 거뒀다"고 자화자찬했다.

경찰이 유일하게 사과한 부분은 어청수 청장의 해명 때와 마찬가지로 동영상으로 공개된 여대생 폭행 행위에 관해서였다. 경찰은 "명백히 잘못된 행위였다"며 "서울경찰청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공개 사과했고, 경찰청 경무기획국장과 감사관이 피해 여학생이 재학 중인 대학을 방문해 경찰청장의 사과를 총장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넷 전담팀 신설하면 '여론 파악' 잘 될까?

경찰청은 이날 "온라인 여론 동향을 파악하고 왜곡된 정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 정보 분석 전담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청 정보국 또는 대변인실 산하에 2∼3명 정도의 소규모 팀을 설립하고 △온라인으로 결집되는 집회·시위 정보와 여론 동향 파악 △ 인터넷으로 유포된 허위 사실에 대한 대응 등의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앞서 어청수 청장은 지난 16일 내부망에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허위 사실과 건전한 판단을 저해하는 그릇된 정보에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인터넷을 잘못 사용하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찰의 인터넷 팝업, 그리고 어청수 청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촛불 집회로 이어졌던 인터넷 여론, 이른바 '괴담'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촛불 집회의 근본 원인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나 전·의경에 과잉 진압을 지시한 경찰 간부 등에 대한 비판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대응이란 점에서 여전히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경찰의 '인터넷 전담팀' 신설이 곧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의혹이 속속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오는 20일 '쇠고기 파동'의 책임을 물어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인적 쇄신 안에는 '과잉 진압'을 지시해 촛불 집회가 전면적으로 확산되는 데에 일조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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