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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하러 갔다가 되려 피를 얻어왔습니다"

[기고] 조대기 기자를 함께 응원해줍시다

지난 5일 극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던 조대기 <군포시민신문> 편집국장이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현재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투병중이다. 혈소판 교체를 위해 헌혈증서 등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대기 국장은 <세계일보> 기자 및 노조위원장, 바른지역언론연대 사무총장,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시민의 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사이버분향소를 설치해 50여만 명에 달하는 추모객을 모으기도 했으며, 지난 해 11월부터는 경기도 군포에서 발행하는 풀뿌리신문인 <군포시민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는 "관련 단체 및 지인들과 후원의 밤 등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헌혈증서 기증 및 후원을 호소하고 있다. (문의: 한국인터넷기자협회 02-732-7077)

이와 관련해 조대기 국장과 오랫동안 교류해온 강상헌 암식이연구원 원장이 <프레시안>에 헌혈증에 얽힌 따뜻한 사연을 글로 보내왔다. 그는 "우리 사회에 여러 모로 기여해온 조대기 국장을 돕는 데 많은 이들이 도와달라"고 전했다. <편집자>

헌혈하러 가서 도리어 피를 세 봉지나 얻어온 희한한 사연입니다.

기자로, 언론운동가로, 남북경협 추진 시민운동가로 폭넓은 활동을 벌여오고 있는 조대기 씨가 최근 백혈병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투병생활을 시작했다는 놀라운 소식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읽어보니 헌혈증서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장롱을 뒤졌지요. 신문 동네 후배인 조대기 씨는 조용하고도 한결 같은 사람으로 저와는 오래 교유해온 사이지요.

이사할 때 혹 없어지지나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잘 보관돼 있었습니다. 꽤 오래 전에 누군가에게 주고 난 후 다시 모은 것입니다. 제 것도 있지만 딸 아이 것도 있네요. 세보니 아홉 장 이었습니다. 헌혈한 지도 오래 됐고, 기왕 한 묶음으로 만들 요량이면 열 장이 낫겠다 싶어 1호선 전철역 회기역 부근 헌혈의 집을 찾았습니다.

헌혈 전에 문답지에 써넣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곳의 책임자로 보이는 간호사로부터 받은 질문들은 심각했습니다. 술 담배 마약 등의 취향, 병력, 여행지 등을 시간까지 빠짐없이 얘기해야 하는 것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험'이었는데 다행히 '합격'했지요.

영국에 언제 다녀왔느냐 하는 것 때문에 아차하면 '불합격'될 뻔 했답니다. 광우병과 관련한 이 얘기는 다음에 따로 보고 드리지요.

이제까지 만난 헌혈의 집 간호사 중 이쁘지 않고 착하지 않은 분은 없었습니다. 수고를 좀 치하해 주고 싶은 마음에 헌혈하러 나온 사정 따위를 간단히 얘기했지요. 과자도 두 봉지 받고, 물은 많이 먹으라고 해서 포도 쥬스를 두 잔이나 마셨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이 간호사가 뭔가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헌혈증서 두 장이었습니다. "더 있으면 좋겠는데, 이전에 딱한 분이 계시다는 얘기에 다 모아 드려서 이것 밖에 없어요." 고마워서 손만 한번 덥석 잡아주고는 얼른 나왔습니다. 더 얘기하면 눈물 나고 목이 멜 것 같아서였습니다. 웬 조폭같이 생긴 아저씨가 거기서 울기라도 해보세요. 많이 창피할 것 아닙니까?

우리의 참한 친구 조대기 씨는 헌혈의 집 임영화 씨의 이런 큰 은혜까지를 함께 입게 됐습니다. 꼭 얼른 나아서 세상을 밝히고 맑히는데 힘을 다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 있던 아홉 장과 그날 헌혈하고 받은 한 장, 헌혈의 집에서 받은 귀한 선물 두 장을 합쳐 모두 열두 장을 조대기 씨의 치료를 돕는데 보탤 수 있게 됐습니다. 딸 재형에게도 고맙지요. 임영화 씨와 딸의 마음까지를 합쳐 힘껏 그를 응원합니다.
▲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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