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KBS 왜 지켜줘?"…촛불시위 비난

민주당 "코바코 양휘부 임명…방송 민영화 음모"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논란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방송 및 언론 특보 출신 인사들로 YTN 구본홍, 아리랑TV 정국록, 스카이라이프 이몽룡 씨에 이어 13일 한국방송광고공사에 양휘부 씨가 사장으로 임명됐기 때문.

통합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양 씨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방송토론을 총괄했고 대선에서는 선대위 방송특보단장 겸 상임특보였다.

천정배, 정세균, 이미경 등 민주당 중진들과 MBC 사장 출신의 최문순 의원이 포진해 구성된 '언론장악음모저지대책본부'는 15일 성명을 통해 "촛불집회를 방송사의 선전선동 탓으로 돌리는 이명박 정권에서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필수조건은 미디어 장악이라는 확신을 가진 듯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현재 지상파방송의 재원인 광고에 대한 통제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해체, 민영 미디어랩의 도입을 통해 공영방송의 민영화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양 씨의 임명이 우려스럽다"며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해체는 KBS 2TV의 분리와 MBC 민영화, 광고를 통한 방송과 언론 통제 강화, 미디어의 시장주의 가속화 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아직도 5공 회귀적.군부적 독재정권적 방식으로 언론을 통제하면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명박 정권의 우둔함을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 "편파 방송을 한다"는 이유로 MBC방송국에 난입하는 등 방송사 항의 방문이 이어지자 촛불 문화제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KBS방송국 주변을 인간촛불띠로 잇고 'KBS방송국 보호'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 "KBS 왜 지켜주냐" 촛불시위 비난

보수단체들이 KBS를 직접 공격하고 쇠고기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KBS 지키기' 시위에 나서면서 KBS를 둘러싼 논란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연주 KBS 사장 구하기에 촛불이 이용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KBS 주변 촛불시위 시민들을 비난했다.

한나라당 김대은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촛불집회가 엉뚱하게 KBS의 편향방송과 방만 경영을 지키는 촛불로 이용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와 같이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정연주 사장은 취임 후 5년 동안 국민 방송을 정권의 홍위병으로 변질시켰고, 매년마다 꼬리를 무는 적자에도 개선의 노력도 없이 방만 경영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시켰다"고 주장하며 "걸핏하면 국민의 혈세로 적자를 메워야 하는 KBS를 촛불이 왜 지켜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촛불시위 시민들을 비난했다.

김 부대변인은 "국민은 적자 방만 경영인 정 사장을 위해 촛불을 밝힐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번 시위 주도자들은 알아야 한다"고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