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경찰이 세면 줄어드는 '촛불' 숫자, 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경찰이 세면 줄어드는 '촛불' 숫자, 왜?

대책회의·누리꾼 "정치적 축소 발표 심각"

"1987년 이한열 열사 장례식보다 많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 열린 '100만 촛불 대행진'에는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몰렸다. 오후 7시로 예정된 집회였지만, 오후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밀려든 인파로 인근 도로는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경험을 바탕으로 "6월 항쟁보다 많다", "2002년 월드컵보다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보다 많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경찰 측 추산 참가 인원은 8만 명. 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집계한 70만 명과 9배 가량 차이가 날 만큼 적었다. 또 각 매체에서는 경찰 추산측 인원을 8~10만으로 제각각 발표해 혼란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11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은 현 정부의 최대 위기라고 일컬어지는 '촛불 정국'에서 나날이 시민들의 저항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고의적으로 촛불문화제 및 대행진 참가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의 정치적 집계, 터무니없다"

대책회의는 "경찰 추산을 관행적으로 따르던 몇몇 언론과 기자들도 이제는 그것을 믿지 못하고 있으며 경찰 발표에 즉각적으로 항의하는 기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집회 시 경찰은 3.3㎡(1평)당 8명의 참가자가 모인다고 계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집회 장소의 총 평수를 감안해 참가 인원을 계산하는 것. 이 같은 계산에 따라 경찰은 지난 5월 초부터 시작된 촛불 집회 인원을 추산해 발표해 왔고, 늘 주최 측 추산과 3~5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반면 대책회의는 인원을 집계하는 실무자를 현장에서 동원해 촛불 집회의 피크타임을 기준으로 참여인원을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7시에 촛불 집회가 시작해도 참가 인원은 퇴근과 저녁 식사가 끝난 무렵인 8시 30분에서 9시 정도에 가장 많이 몰린다는 것. 이들은 또 거리 행진에서 동참하는 시민까지 고려하면 실제 인원은 고정된 장소에서 열린 촛불 집회보다 더 많아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책회의 측은 동일한 장소라도 밀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평당 8명꼴로 앉을 수 있는 곳이라도 사람이 빽빽하게 앉게 되면 1평당(3.3제곱미터) 최대 15명에서 20명 안팎까지 앉을 수 있다는 것.

또 대책회의는 "경찰은 피크 타임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촛불문화제 초창기부터 인원을 집계해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그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인원을 늘려 집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경찰들은 실제로는 주최 측에 추산과 비교적 비슷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돌아서서 대폭 축소된 인원을 발표하고 있다"며 "한 경찰서 정보계장은 '축소해서 발표한 집계마저도 위에서는 더 줄여서 발표해라고 강조한다'며 고충과 애로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즉 경찰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정치적인 이유로 인원을 축소해 발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이번 행사 참가자 수가 '최대 70만 명'이라는 집계에 이르렀다"며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경우 이를 과학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 수사대 "과학도 모르는 경찰, 이것 좀 보라"

한편, 촛불 집회의 특성상 촛불의 갯수로 참가인원을 추산하는 누리꾼들의 아이디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www.clien.net)과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 등에는 누리꾼들이 지난 10일 원거리에서 찍힌 촛불 집회 사진의 화소를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주변 건물과 가로등 등을 제외하고 21만4000∼26만 개의 광점(光點)이 포착됐다는 분석을 올렸다.

또 광범위한 장소가 사진에 포착되지 않은 점과 참가인원의 유동성, 참가자들이 촛불을 같은 시간에 일제히 밝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참가자는 2배 이상 늘어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경찰의 발표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나는 집회에 참가했는데도 촛불을 안 켰다", "숫자도 못 세는데 어떻게 경찰이 됐나" 등의 의견을 올렸다.
▲ 한 누리꾼이 올린 '촛불 인원 추산' 자료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