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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늘면 MB정부도 녹아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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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늘면 MB정부도 녹아들 것입니다"

[6.10 촛불항쟁] 촛불집회를 달군 말, 말, 말

10일 사상 최대 인파가 참석한 촛불집회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 영화배우 문소리 씨, 촛불소녀를 대표한 이연우 양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연단에 올라 발언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쏟아진 시민들의 '말'들을 모아봤다.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김지윤 씨 (김 씨는 지난 주말 있었던 한승수 총리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정연한 논리로 한 총리를 꼼짝 못하게 몰아붙여 누리꾼들 사이에 '고대녀'로 유명해졌다.)

87년 6월 가장 뜨거웠던 그 때 우리는 거리에서 독재정권을 타도했습니다. 2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미친 정부의 불도저를 막기 위해 다시 광장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지난 한 달 동안 위대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써 왔습니다. 우리가 거리에서 위대한 민주주의를 배우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못 배웠나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율 규제라는 꼼수를 쓰며 재협상이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짜 서민경제를 파탄 내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주범' 운운하며 우리를 협박할 자격이 있나 묻고 있습니다.

대학생에게는 등록금 폭탄을, 청소년에게는 미친 교육을, 노동자에게는 비정규직을 안겨주는 이 미친 정부의 핵심 주동자인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당장 방 빼야 합니다.
▲ ⓒ프레시안

국립국악고 1학년 이연우 양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지만 공부를 할 수 없어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저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어른들 때문에 억울했습니다. 고시를 강행했을 때는 정부에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저는 포기가 아닌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는 시민과 재외 동포, 대학생 오빠 언니들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는 아직 안 받아들여졌습니다. 저 뒤의 장벽을 보십시오.

제가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요즘 EU에서는 미국산 닭 수입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닭이 염소 처리돼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랑은 상황이 너무 다릅니다. 광우병은 생명에 직결되는 것이라 반발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정부가 재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제 이모는 독일에 삽니다. 이모부는 독일 사람입니다. 독일인 이모부는 우리나라의 시위 동영상을 보시고는 "한국은 경찰국가다. 시민이 저렇게 민주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하지만 정부는 전제국가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에 타격이 미칠 거라구요? 재협상을 안 하면 오히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정상 국가로 보일 것입니다. 당장 국민의 말을 들으십시오.

경기도 고양에서 온 한 주부

주부들은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학교 보내느라 바쁩니다. 광화문에 나오는 이유는 우리 밥상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 시집식구, 친정식구, 이웃들, 아이들의 일상이 편해야 진정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마들이 화나면 집안이 뒤집어집니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화나면 온 나라가 흔들립니다. 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

영화배우 문소리 씨

많은 영화인이 여러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감독, 스텝노조 등 영화인들은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이미 지난 스크린쿼터 투쟁에서 정부와 싸웠습니다. 쇠고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FTA의 4대 선결조건 과제로 우리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반토막내고 미친 소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미친 소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줬습니다. 자유무역이라는 저 허울 좋은 불공정무역이 여러분을 깨닫게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사를 받아들일 때까지 여러분의 힘이 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오래도록 싸우려면 한 사람도 다쳐서는 안 됩니다.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씨

21년 전 우리 한열이는 전두환 정권에 피격당했습니다. 하지만 한열이는 엄마를 찾지 않았습니다. '나는 내일 시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광주 망월동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한열이는 오늘 다시 후배들의 가슴에 안겨 촛불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촛불이 100만, 1000만 촉 밝혀지기를 기원합니다. 촛불이 늘어난다면 이토록 오만한 이명박 정부는 촛불이 녹아들듯 서서히 땅속으로 꺼질 것입니다.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 씨

21년 전 오늘을 기억합니다. 전 시민이 독재 타도를 위해 분연히 일어난 항쟁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독재를 무너뜨린 경험이 있습니다.

컨테이너를 보십시오. 수출할 때 쓰이는 것이 지금 우리 민중의 소리를 가로막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기입니다.

우리는 정당하게 투쟁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친 쇠고기를 우리 어린이에게 먹일 작정을 접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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