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개봉일을 잡지 못한 채 발이 묶여있던 신구, 김향기 주연의 <방울 토마토>가 드디어 이번 주에 개봉한다. 데뷔작으로 철거촌 빈민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겠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다소 미흡한 편. 함께 개봉하는 외화들은 총 다섯 편으로, 무려 6명의 배우들이 다양하게 밥 딜런의 모습을 그려내는 <아임 낫 데어>가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카메론 디아즈와 애쉬튼 커처의 코믹한 커플 연기가 빛나는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와킨 피닉스와 마크 월버그가 주연을 맡은 범죄영화 <위 오운 더 나잇>은 배우들에 대한 호오가 영화에 대한 호감을 가를 듯 보인다. 알 파치노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범죄 스릴러 <88분>은 다소 실망스럽다.
. | 방울 토마토 감독 정영배 주연 신구, 김향기 |
철거촌에서 눈이 나쁜 어린 손녀 다성(김향기)과 단둘이 사는 박구(신구)는 고물상 수집 등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나타난 아들이자 다성의 아버지인 춘삼(김영호)이 철거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들고 도망가 버리고 리어카마저 철거반들과의 싸움에서 부서져 버리자 살 길이 막막해진다. 박구는 다성과 함께 철거촌 개발업자인 갑수를 찾아갔다가 우연히 개와 개 조련사만 있는 집에 갇히게 되고, 주인 내외가 돌아올 때까지 그 집에서 지내기로 한다. 박구는 개가 먹던 고급 갈비를 다성에게 먹이지만, 개 조련사가 개를 죽이기 위해 몰래 묻혀둔 독 때문에 다성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할아버지와 손녀의 스산한 삶을 통해 서울의 빈민들이 모여살고 있는 철거촌의 풍경을 그리는 영화로, 방송 PD 출신인 정영배 감독의 데뷔작.
. |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감독 톰 본 주연 카메론 디아즈, 애쉬튼 커처 |
약혼자의 깜짝파티장에서 공개적으로 채인 조이(카메론 디아즈)와, 아버지의 공장에서 불성실을 이유로 잘리고 백수가 된 잭(애쉬튼 커처)가 각자 기분전환 차 라스베가스에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다. 한순간에 마음이 통한 그들은 만취 끝에 결혼식을 올리지만 다음 날 아침 후회를 거듭하는데, 조이의 동전으로 잭이 돌린 슬롯머신에서 3백만 달러의 잭팟이 터진다. 둘은 각자 결혼무효 소송을 걸지만 판사는 오히려 결혼생활을 충실히 할 것을 명령하면서 당첨금을 억류하고, 이들은 억지로 부부생활에 돌입하게 된다. <스타터 포 텐>으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톰 본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각자 상대를 결혼생활 포기에 이르게 하기 위해 꾸미는 음모와 좌충우돌, 그러면서 서서히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상큼하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 | 88분 감독 존 애브넛 주연 알 파치노, 알리시아 위트, 릴리 소비에스키 |
심리 프로파일러로 연쇄살인 해결에 큰 공을 세워온 잭 그램 박사(알 파치노)의 결정적인 증언 때문에 연쇄살인 용의자였던 존 폴스터는 유죄 및 사형이 확정된다. 형 집행이 다가오면서 존 폴스터는 자신의 무죄와 함께 잭 그램이 유도심문을 했다고 주장하고 이는 연일 떠들썩한 뉴스거리가 된다. 이 와중에 잭 그램 박사는 정체불명의 목소리로부터 88분 후 죽게 될 것이라는 협박전화를 받고, 최근 일어난 모방범죄의 살인범으로 몰린다. 잭은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 킴(알리시아 위트)과 함께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고들에 쫓기며 용의자를 추적해간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업클로즈 앤 퍼스널> 등을 만들었던 존 애브넷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릴러.
. | 아임 낫 데어 감독 토드 헤인즈 주연 크리스찬 베일, 케이트 블랜칫, 히스 레저 |
미국 포크뮤직의 대부인 밥 딜런의 일대기를 <파 프롬 헤븐>, <벨벳 골드마인> 등의 감독 토드 헤인즈가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속의 캐릭터 주드(케이트 블랜칫), 존과 잭(크리스찬 베일) 등은 변화의 시기의 밥 딜런을 상징하며, 히스 레저는 영화 속 영화에서 밥 딜런을 연기하는 로비 역을 맡았다. <향수>의 벤 위쇼는 밥 딜런에게 큰 영향을 끼친 프랑스의 시인 아르투르 랭보를, 마커스 칼 프랭클린은 그에게 음악적 영감을 준 우디 거스리를 연기하며, <파 프롬 헤븐>에서 토드 헤인즈와 함께 작업한 줄리앤 무어도 영화에 출연한다. 일렉트릭 기타를 잡으면서 변절자 소리를 들었던 시기의 밥 딜런을 표현한 주드 역의 케이트 블랜칫은 여배우임에도 가장 밥 딜런다운 밥 딜런을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08년 골든글로브상, 전미비평가협회, 200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감독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 | 위 오운 더 나잇 감독 제임스 그레이 주연 와킨 피닉스, 마크 월버그, 로버트 듀발 |
마약범죄가 기승을 부리던 80년대의 뉴욕. 경찰은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한다. 인기 절정의 나이트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바비(와킨 피닉스)는 자신이 일하는 클럽을 거점으로 러시아 마피아가 국제적인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문제는 현재 러시아 마피아의 표적이 된 뉴욕 경찰서장이 자신의 아버지고, 강력계의 떠오르는 스타 형사가 자신의 형(마크 월버그)이라는 사실이다. 가족과 거의 연을 끊은 채 오히려 클럽의 보스를 친아버지처럼 모시고 살아가던 그는 클럽에서 형이 중상을 입는 사건을 겪게 되고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2000년작인 <더 야드>에서 함께 작업했던 와킨 피닉스, 마크 월버그와 다시 한번 팀을 이루어 만든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2007년작.
. | 바디 감독 파윈 푸리킷판야 주연 아락 아몬수파시리, 오니라 람윌라이 |
의과 대학생을 누나로 둔 촌(아락 아몬수파시리)는 우연히 지갑을 주웠다가 그날 밤부터 매일 악몽과 환상에 시달린다. 정신상담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서부터 그가 꾼 꿈들이 하나씩 현실이 되고, 그는 자신의 악몽 속에 나타나는 여인이 어느 대학의 교수이고, 그녀가 행방불명된 뒤 끔찍한 죽음을 맞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의 조교와 친구마저 죽고나자 그는 다음은 자신의 차례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이 모든 죽음이 자신이 주운 지갑의 주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뮤직비디오, TV광고물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고 <셔터>, <샴>의 TV 광고를 만들었던 파윈 푸리킷판야 감독의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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