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누리꾼들의 마음은 이미 정부를 떠났다. 속속 관련 속보가 올라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누리꾼은 "선거를 앞둔 쇼"라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정 장관 발언, "사실상 재협상 요구"
3일 오전 10시 30분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우려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 중단을 미국에 요구할 것"이라며 "답신이 올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 고시를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한승수 국무총리, 류우익 대통령 실장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도 이날 오전 고위 당정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한 달 이상 촛불을 들었음에도 그 동안 "재협상은 없다"던 정부가 결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따르려는 양상이다.
그간 줄기차게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송기호 변호사는 농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에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한다'는 내용이 정확히 명문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은 여전히 '싸늘'…"선거용 쇼일 뿐"
이날 현재 속보가 뜨는 족족 누리꾼들의 댓글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발표가 난 지 채 한 시간이 못 돼 수천 건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댓글 반응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도저히 정부를 못 믿겠다"는 것이다. 그간 시민의 목소리에 무성의하게 대응하던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꼴이다. 이들은 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 4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푸른약수터)은 "선거 전날 표 모으기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말을 뒤집을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날개달린거북이)도 "이명박은 평생을 거짓말로 살아온 사람"이라며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선거를 앞두고 거짓말하는 것이니 절대 믿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차분히 지켜봐야 할 때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한 누리꾼(한터프)은 "결국 촛불의 힘으로 정부가 재협상 명분을 찾았다"며 "이제는 촛불을 끄고 차분히 지켜볼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누리꾼(약육강식)도 수입중단 통보를 하자는 대부분 누리꾼의 의견에 대해 "우리가 성급하게 수입중단을 미국에 통보하면 미국에서 무역보복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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