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 개정안 재발의…경찰의 집회 금지 조항 삭제
천정배, 이종걸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민주당 의원들이 시민단체와 함께 18대 국회가 열리면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약속 드렸었다"며 "집시법 개정을 통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구체화하고,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허가제'로 편법 운영되고 집회·시위 금지 관행에 경종을 울려 당연한 헌법적 권리를 국민에게 돌려주도록 하고자 한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다.
천 의원 등은 17대 국회에서도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됨에 따라 다시 발의한 것. 개정안에 따르면 야간 촛불집회를 허용하도록 하고,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집회 원천봉쇄의 근거가 되는 집시법 제5조 '집회 및 시위의 금지' 조항을 아예 삭제했다.
이밖에 유령 집회신고에 의해 집회의 자유가 침해받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중복집회도 허용토록 했고, 집회신고를 경찰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하도록 했다. 특히 10인 이내의 시위는 아예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천 의원은 "앞으로 원이 구성되면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해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길 터준 뒤 포위해서 가두면서 체포하더라"
이날 기자회견에는 촛불문화제에서 연행됐다 석방된 집회 참가자들이 참석해 경찰의 폭력진압 및 현행 집시법 조항의 위헌성을 성토했다.
신촌에서 연행됐던 최모 씨는 "시민 2명이 경찰 방패에 찍혀 인도 위에서 손을 내저으며 하지 말라고 말리고 있다가 방패로 머리를 가격당한 뒤 연행됐다"며 "다친 사람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도 불법이냐"고 말했다. 그는 "구로경찰서에 다친 분들이 10명 정도 있었는데 치료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청 인근에서 연행 됐던 박모 씨는 "집에 가려는데 경찰이 막고 있다가 길을 조금 터주길래 갔더니 경찰에 둘러싸여 갇혔다"며 "가둬 두고 있더니 사람이 몇 명 더 들어와 갇히니 우리를 체포했는데, 미란다 원칙을 대라고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고 체포한 후에야 미란다 원칙을 말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신용국 공동대표는 "24일 새벽 3시경 취재기자들이 물러나기 시작하면서 폭력진압이 시작됐다"며 "경찰이 인도로 뛰어 들어와 방패로 참가자들의 머리 부분을 가격하면서 쓰러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권에의 충성을 위해 불법적으로 탄압하는 공권력은 집시법의 모호한 규정과 문구들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발의되는 집시법 개정이 이뤄짐으로써 국민은 집시법에 의한 공권력의 남용과 불법적 국민탄압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기만을 소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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