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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이곳이 바로 쓰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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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이곳이 바로 쓰촨성입니다

[김종배의 it] '거리의 곡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1.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쓰촨성을 방문합니다. 대지진 참사지역에 가 피해주민들을 위로합니다.

파격행보입니다. 예정에 없던 일이고, 외국 정상이 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효과는 만점인 것 같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깜짝 놀랐고,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무된 표정입니다.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 앞에서 "상중(喪中)에 온 것이 신뢰관계를 쌓는 좋은 기회라고 역발상했다"고 말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에게 "어려운 일을 당한 나라에 와서 이웃나라가 어려운 곳을 안 보고 갈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2.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그만큼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국민 대하기를 중국인 대하듯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가 발표된 후 인터넷에 검은 리본이 달리고 있습니다. '▶◀謹弔 大韓民國'이란 리본입니다.

한국도 상중입니다. 국민의 80%가 미국산 쇠고기 재개에 허탈해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재협상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곡을 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대지진은 쓰촨성의 그것에 견줄 바가 아닙니다. 정부에 대한 믿음은 쓰촨성의 가옥처럼 허망하게 무너져내렸고 정부에 대한 불만은 붕괴 직전의 언색호처럼 가득 차 있습니다.
▲ ⓒ프레시안

3.

이명박 대통령 말대로 역발상이 필요한 때입니다. 안 된다는 낙담을 하면 된다는 낙관으로 역발상하는 게 필요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더군요. 어제 베이징 대학의 젊은이들 앞에서 "내가 남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던 것밖에 없다"고 했더군요.

후진타오 주석 앞에서 한 말도 있습니다. 쓰촨행을 말리는 후진타오 주석에게 "나는 실용주의, 실천주의자다. 말하면 지킨다. 다른 시간을 빼서라도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 말 그대로 실천하면 됩니다. 스스로 실천주의자라고 했으니까 몸소 보여주면 됩니다.

미국과의 재협상은 가능하지 않다고 미리 포기하는 건 "도전하고 또 도전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장점'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미국 축산업자들의 이익 때문에 자국민의 건강권을 포기하는 건 실용주의자의 행보가 아닙니다.

4.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칭다오에서 새벽에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더 잘 들릴 겁니다. 서해 건너 있는 칭다오의 닭 울음소리까지 듣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턱밑 청계광장의 외침을 못 들을 리 없습니다. 닭의 독창이 아니라 수천, 수만 명의 합창을 못 들을 리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특파원들에게 말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씨를 갖고 중국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10년 걸릴 것을 1년 안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무엇보다 성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더 잘 알 겁니다. 따뜻한 마음씨의 최고봉은 애민(愛民)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나라 국민에게 성의를 보이기 전에 자기 나라 국민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도리를 잘 알 겁니다.

그래서 말하는 겁니다. 주객을 전도하지 말기 바랍니다. 본말을 뒤집지 말기 바랍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고시가 관보에 실리는 건 다음 주 화요일입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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