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녹을 먹는 공무원으로서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양심선언을 한 이진 씨에 대해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 위원장 정헌재)이 27일 "온갖 위협과 협박 속에서도 '참 공무원'의 모습을 보여준 그를 온 몸을 던져서라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즉각 재협상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이진 씨는 민공노 산하 농림수산식품부지부 지부장이다. (☞관련 기사 : 농림부 공무원도 '양심선언'…"재협상해야")
민공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처럼 정권이 국가와 국민의 공리를 저버리고,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이진 지부장처럼 단호한 결단과 용기로 정의를 외치는 것이 공무원으로서의 참 봉사"라며 "만일 정부가 양심선언 당사자의 신상을 위협하고 조그만 불이익 조치라도 이뤄진다면 100만 공무원 노동자는 물론 전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의 부끄러움과 창피함, 묵었던 체증이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민공노는 "이진 지부장의 성명을 접하고 이 땅에서 공직자라는 멍에를 쓰고 살아가고 있는 6만 조합원은 진한 감동으로 온 몸의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가슴 속에 묵히고 묵혀 두었던 체증이 한 번에 씻겨 나가는 시원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벌어진 뒤 "소위 장관과 고위 공직자라는 사람들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아무 고려도 없이, 국가의 주권과 자존심에는 아예 관심도 갖고 있지 않은 채 뻔뻔하게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하위직 공무원이지만 스스로 부끄럽고 창피스러웠던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민공노는 나아가 "이명박 정권이 가장 많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에 대한 시각과 관점"이라며 "공무원은 정권의 입맛대로 부려지는 머슴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부러져야 하는 것"이라고 이 대통령에게 충고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4대강 정비 계획'이 곧 '한반도 대운하'라는 고백을 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박사에 이어 농림부 공무원이 현 정부가 진행한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해 공무원 사회에서조차 입을 열기 시작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이 지부장의 양심 고백이 최근 경찰이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사흘 연달아 대거 연행하면서 더욱 격화되고 있는 '반(反) 이명박'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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