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는 양대 노총 대의원과 비정규직 조합원 1009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통해 의식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6일 보도했다. 응답자의 88.4%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 소속별로 보면, 민주노총 대의원의 99.7%가 부정적이었고, 비정규 노동자의 90.3%도 이명박 정부에 불신을 드러냈다.
지난해 정책 연대를 위한 조합원 총투표 당시 41.5%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한국노총 대의원에서도 지지율은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여전히 정책 연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소속 대의원의 73.7%는 "이명박 정부가 잘 못 한다"고 대답했다.
'MB지지' 한국노총 대의원 73.7% "이명박, 못 한다"…전체 74.5% "'경제 살리기'? 실패할 것"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노동자 가운데 64.1%가 이명박 정부로부터 등을 돌린 것이 확인됐다. 응답을 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대답해 평가를 유보한 사람도 10.5%나 됐다.
전체 응답자 1009명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은 209명이었다. 이 가운데 오직 25.3%만이 여전히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74.5%가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27.8%가 이같이 대답했다.
MB가 가장 잘하는 분야? "해당 사항 없다" 66.5%로 1위
이명박 정부가 잘하는 정책 분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6.5%가 "해당 사항 없다"고 대답했다. 절반 이상이 "잘 하는 분야를 꼽을 수가 없다"고 대답한 것. 민주노총 대의원 가운데는 86.8%, 한국노총 대의원 가운데는 48.5%가 이같이 대답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는 59.6%로 나타났다.
"해당 사항 없다"에 이어 2위로 꼽힌 것은 경제 정책(8.2%)이었다. 외교가 4.0%, 정치가 2.3%로 뒤를 이었다.
노동자들은 잘 못하는 정책의 1순위로 노사 관계 및 노동 정책을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30.4%가 이같이 대답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는 노동 정책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노동계의 불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9%가 꼽은 외교 정책이 2위였고, 정치(11.4%), 경제(10.5%), 교육(8.9%)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큰 틀에서의 정책 분야 외에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약속한 사업 가운데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이 34.1%로 1위로 나타났다. 2위는 한반도 대운하(26.6%), 3위가 공공부문 민영화(14.8%)였다.
"공공부문 민영화"엔 82.6%가 '반대'…한국노총 대의원은 34.9%가 '찬성'
최근 양대 노총의 엇갈린 행보를 드러내는 응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4.5%, 민주노총 대의원의 95.2%가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은 데 반해 한국노총 대의원은 48.5%, 절반가량이 여전히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공공 부문 민영화에 대해서도 양대 노총 대의원의 시각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2.6%가 이명박 정부의 공공 부문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노총 대의원은 34.9%가 찬성 입장을 보였다. 특히 민주노총 대의원은 현안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협상 논란에 이어 공공 부문 민영화 문제를 이명박 정부의 두 번째 실정으로 꼽았지만, 한국노총 대의원은 '한반도 대운하'를 2위로 꼽았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노동 정책 과제도 소속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왔다. 전체 응답자의 55.7%가 비정규직법 재개정 등 비정규 문제를 꼽았지만, 한국노총 대의원에서는 '복수노조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가 38.2%로 1위를 차지했다.
<매일노동뉴스>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민주노총 대의원 394명, 한국노총 대의원 338명, 비정규직 노동자 277명이 설문에 응했다. 신뢰수준은 95%에 ±2.2%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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