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경찰은 평화적으로 거리 행진을 하던 시민 37명을 연행한 데 이어, 26일 오전에도 신촌로터리 쪽으로 거리 행진을 하던 시민을 막아서며 31명의 시민을 연행했다.
대책회의는 "오늘 새벽 경찰은 그 흔한 경고 방송도 한 번 없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던 시민에게 방패를 휘두르며 폭력 연행했다"며 "이것은 공개적인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우리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어라'는 저항과 경고를 또 다시 무시한다면 성난 민심이 어떻게 분출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용진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평화적으로 진행된 정당한 집회 참가자를 연행한 것은 의사 표현을 가로막는 과도한 탄압"이라며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이런 일이 이번 한두 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전면 쇠고기 재협상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주최자에 대한 사법 처리만을 되뇔 뿐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을 모르고 있다"며 "국민들이 지칠 때만을 기다리는 물타기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과 26일 진행된 평화적 거리 행진 현장에 있었다는 안티MB까페의 강전호 부대표는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행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이 탄 버스가 몰려왔다"며 "버스문이 열리자마자 경찰들이 몰려 나오더니 쇠로 만든 무지막지한 방패로 시민들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경찰은 중·고생도 가리지 않고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은 어떤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무기가 될 만한 어떤 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몇몇의 경찰이 시민들 무리에 둘러싸이는 상황도 발생했는데, 시민들은 이 때 경찰에게 어떤 폭력도 행사하지 않고 그대로 풀어줬다. 그런데도 그런 경찰이 다시 시민들을 때리고 연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5일 오후 6시경 전북 전주시 서노송동 코아백화점 앞에서 이병렬(42) 씨가 유인물을 나눠주며 '보수 정권 타도'를 외치던 중 온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다.
대책회의는 "이병렬 씨의 분신 기도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26일 오후 4시 서울 옥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향후 대응 방향을 알리는 기자 회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친 소 미친 정책 이명박 정부 규탄 △쇠고기 협상 무효화, 장관 고시 철회 △ 폭력 진압 사과, 연행자 즉각 석방 등을 외치며 범국민적 저항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이런 시민단체의 주장을 놓고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사전 허가를 받지 않는 촛불 집회나 도로 점거 시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어 청장은 경찰의 폭력 여부에는 언급을 따로 하지 않은 채 "(25, 26일 집회는) 우발적인 게 아니라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뤄진 듯하다"며 "앞으로도 가능하면 현장에서 연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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