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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퇴진!, 조·중·동 폐간!"

시민 분노 폭발…집회 참가자 계속 늘어나

▲ 25일 오후 내내 서울 한복판에서 "이명박 퇴진" 구호가 울려 퍼졌다.ⓒ프레시안

"이명박 퇴진"
"조·중·동 폐간"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구호가 쉼 없이 울려 퍼지고 있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바뀌었다. 정권 출범 후 갓 90일을 넘긴 시점에서 대규모 정권 퇴진 시위가 벌어진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인지 경찰도 당황한 표정이다. 시민들은 여느 촛불문화제에서와 달리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고, 주장하는 내용도 다양했다.

대운하 허구성 폭로, 시위 강제 진압, 경찰 구속 수사 방침…시민 분노 격발

시민들의 분노를 격발한 요소는 다양하다. 지난 2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소속 김이태 책임연구원이 "'4대강 정비 계획'은 대운하 계획이며, 운하 반대 논리를 뒤집을 대안은 없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벌어진 촛불문화제에 이어 열린 거리시위를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 진압했다. 또 다음날인 25일, 경찰이 촛불시위 주동자에 대해 구속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프레시안

하루마다 불거진 분노의 기폭제는 결국,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로 하여금 "이명박 퇴진만이 살 길이다"라고 외치게 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2시께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작됐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당초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으나,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는 동안 3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의 수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참가자의 면면 역시 10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출발한 행렬이 청계광장으로 향하는 동안, 시위 참가자의 수는 계속 늘었다. ⓒ프레시안

강기갑, 임종인 등 삼보일배…청와대로 향하려는 시민과 경찰 대치

이날 오후 5시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무소속 임종인 의원 등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삼보일배 행진을 시작했다. 청계광장에서 출발한 이들은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쪽으로 향했다.

청계 광장에 있던 시민들 가운데 일부가 이들을 뒤따르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다시 빠져나왔고, 경복궁 근처에서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경복궁 근처에서 경찰과 대치한 시민의 수는 약 2000여명으로 불어났다.
▲ 청계광장 앞에서 시민을 가로막은 경찰. ⓒ프레시안

"중국 시위대에게 두들겨 맞던 경찰이 국민 건강 위한 평화 시위에는 폭력"

이날 모인 시민들이 쏟아낸 분노는 적나라했다. 청계광장에 마련된 자유발언대에 선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아버지 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경험한 경찰의 강제 진압에 대한 이야기다.
▲ 이날 오후 내내 청계천에서 광장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한 시민이 "타도! 이명박"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프레시안

나이가 어릴수록 이날 새벽 경찰이 보인 모습에 대한 충격이 큰 듯했다. 고등학교 2학년 이영미 양(가명)은 "인터넷에서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봤다. 너무 무서웠다. 경찰이나 군인이 시민을 때리는 장면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현실 속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양은 격한 어조로 말을 쏟아낸 뒤, "이명박 퇴진" 구호를 계속 외쳤다.

이 양과 함께 온 학생 역시 "중국 시위대에게는 두들겨 맞던 경찰이 국민 건강을 위한 평화 시위에는 폭력을 휘둘렀다. 이게 말이나 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권 출범 91일째 터져나온 정권 퇴진 구호, 믿기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구호는 다양한 변주를 거쳤다. '하야', '퇴진'에 이어 심지어 '처단'까지 나왔다.

30대 후반 직장인 이수정 씨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이 씨는 "대학 시절, '노태우 정권 타도', '김영삼 정권 타도'를 외치는 집회에 숱하게 참석했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격정적으로 구호를 외쳐보기는 처음이다. 이게 정권 출범 후 91일째 되는 날, 일어난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광우병만 문제가 아니다. 의료 시장화 정책은 더 문제"

고등학교 3학년 박모 군은 "부모님께 허락받고 나왔다. 부모님이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박 군은 "임박한 입시 준비까지 젖혀두고, 거리에 나선 것은 단지 광우병 쇠고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 대통령을 몰아내지 않으면, 의료 민영화, 경부 운하 건설 등이 예정대로 추진된다. 그렇게 되면, 가난한 사람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세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학생은 "유전유학, 무전무학(有錢有學, 無錢無學)"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사교육을 부추기는 정책 때문에 가난한 학생들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잃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가 최근 건강보험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발표했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이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 뭐 하느냐. 결국 영리 병원 허용, 의료 산업화 계획은 그대로 남아 있지 않느냐. 병원만 돈을 벌게 하겠다는 이야기다"라는 대답이 이어졌다.

늘어나는 시민들, 촛불은 계속 이어진다

실제로 이날 집회는 이제까지의 촛불문화제와 많이 달랐다. 지난 90여 일 동안의 이명박 정권이 보인 모습에 대한 총체적 심판의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 10대 청소년들은 이날 새벽 경찰이 보인 모습에 대해 '충격'과 '공포'를 호소했다. 난생 처음 경험한 공권력의 폭력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프레시안

▲ 이날 새벽 벌어진 강제진압에 항의하는 피켓을 든 시민들.ⓒ프레시안

또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 매체에 대한 적대감도 한층 고조된 분위기였다. 실제로 이날 시위 현장 근처로 <동아일보> 취재 차량이 지나가자, 시민들은 "동아는 찌라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야유했다.
▲ 보수 매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었다. <동아일보> 취재차량이 지나가자, 근처 시민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한 시민이 차량에 다가가서 항의하려는 것을 주위 사람들이 말렸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

한편, 이날 청계광장에서는 광우병쇠고기반대범국민운동본부가 마련한 촛불문화제가 오후 7시께부터 열린다. 저녁이 돼 더위가 식자, 청계광장으로 모이는 시민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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