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3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 및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 두 문제에 대해 국회의장과 통합민주당 지도부를 비난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어 보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국회의장에게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직권상정을 거부하는 임채정 국회의장을 비난할 뿐이었다.
그는 "해임건의안을 오늘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 대해서 한나라당에서는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협의도 없이 의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2시에 상정했다"며 "너무나 편파적인 의장 권한 행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FTA 비준 동의안은 일 년 넘게 협의를 해오고 수 십 차례 공청회를 하고, 청문회를 세 번이나 했는데 직권상정 해 달라고 하니 민주주의 논하면서 거절했다"며 "국회의장이 민주주의와 의회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번 BBK 때처럼 20일도 안 된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냐"며 "국회의장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입법권과 자율권, 표결권을 보장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을 촉구하기 위해 임채정 국회의장을 또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강재섭 대표도 "한미 FTA에 대해서도 민주당 내 통과 목소리를 지도부가 구태의연하게 국익을 외면하고 있다"며 "쇠고기만 보다가 국가 이익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비공개로 진행 중인 의총에선 정운천 농수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대하는 방안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야당이 해임건의안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를 못 채워 무산되는 경우 말고는 별다른 저지 방안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단속하는 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임건의안 표결이 무기명으로 진행되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없지 않아 당 지도부의 단속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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