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민을 상대로 코미디하고 있는 겁니다."
"차라리 코미디였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 협의에 사실상 '추가'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였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동물성사료금지조치, 미국 내 광우병 발생시 수입금지 조치 등에서 지난 달 합의된 '수입위생조건'에 비해 바뀐 게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추가 협의 방식도 수입위생조건 개정이 아닌, 양국 장관급 인사가 서명이 담긴 서신을 교환한 형태로 끝났다는 점에서 문서의 효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미국과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던 정부에 대한 불신만 되려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게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대치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발표를 지켜봤던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로도스)은 "촛불에 기름 붓는 '서신 교환'이었다"며 "이리 저리 눈치 보아가면서 땜질하는 것이 체질화 된 이명박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대치가 국민을 우롱하는 '서한'이었나"고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서한이 합의 문서라면 연애편지는 혼인신고서인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이날 김종훈 본부장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을 질타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김 본부장은 "우리 국민여론이 과학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더 정밀하게 정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광우병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의 반응을 '비과학적'이라고 여러 차례 평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피트)은 "국민을 초딩(초등학생)으로 아는 정부"라며 "근거없는 주장과 억측 논리로 말장난하고, 반대여론에 물타기하는 건 오히려 정부 아닌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김 본부장이 "미국 언론들이 우리 <동아일보> 같이 정확하게만 보도를 한다면…"이라고 한 발언도 누리꾼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언론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고 보도할 경우 우리 정부가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도중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높게 평가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김 본부장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연달아 열렸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21일부터 다시 열릴 계획이다. 온라인 모임인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21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 탄핵 촛불문화제'를 열며, 22일에는 17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역시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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