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성폭력 등 초등학생 대상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한 초등학교 성폭력 예방 교육에서 강사가 충격적인 내용으로 교육을 실시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성교육 전문 강사인 경기도 소재 K대학의 김모 교수(70 ·남)는 지난 달 16일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교육 강의에서 "휴대용 칼과 가위를 가지고 다니다가 성폭력범의 눈을 찔러라",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인형을 찌르는 연습을 해라"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13세 미만은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으니 성폭력자는 죽여도 된다", "죽을 것 같으면… 자발적으로 옷을 벗어라"는 등의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해당 학교는 강사에게 즉각 문제제기를 했으며, 수원시는 해당학교와 시민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예정됐던 이 강사의 성교육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수원 여성의 전화' 등 7개 지역시민단체로 이뤄진 '수원지역 반인권적 아동, 청소년 성교육문제 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처럼 인성파괴적이고 폭력과 공포심을 조장하는 성교육이 발생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강의가 수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인성과 성가치관 형성에 심각한 해악을 끼칠 거라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자명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성교육 내용과 방식을 관리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성교육을 위한 예산을 책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의 내용과 방식에 대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논란이 된 성교육을 담당했던 이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성폭력범 앞에서 어린이들이 죽지 않고 살 마지막 방법을 알아야만 한다"며 "5학년이면 충분히 성장했고, 미국에서도 초등학생 때부터 성폭력 예방을 위해 인형을 놓고 칼로 찌르는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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