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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추가협의, '불 난 정치권에 기름 부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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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추가협의, '불 난 정치권에 기름 부은 꼴'

강기갑 "건강권이란 팬티까지, 가죽까지 다 벗겨갔다"

정부가 20일 내놓은 한미 쇠고기 추가협의 내용에 대해 야권은 추가협의 내용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지며 일제히 "추가 협의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추가협의 발표를 계기로 쇠고기 국면의 돌파구를 찾으려던 정부로서는 오히려 '역풍'을 경계해야 할 지경.
  
  민주당 "공수표 서신교환"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쇠고기 추가협의 내용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며 "국민의 요구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미국 눈치에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여론 무마용 발표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며 국민의 더 큰 분노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정부가 검역주권 명문화가 포함될 것처럼 밝혔던 점을 상기하며 "검역주권 명문화는 공수표다. 일점일획도 고치지 않았다. 협상은커녕 협의조차 안한 서신교환"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거짓 선전을 한 정부 여당의 태도에 실망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적 우려를 전혀 불식시키지 못한 면피용 조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차 대변인은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전면적인 재협상이 아닌 어떤 결과도 이제 국민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차 대변인의 이 같은 강경한 반응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대표 회동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하며 "이 대통령이 생각보다 경청하는 자세였고 미진한 점을 보완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대통령의 자세가 쇠고기 국면을 통해 많이 달라졌다"고 사뭇 전향적인 평가를 내린 것과 전혀 다르다. 정부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추가협상 내용이 공개되면서 무참하게 깨졌다는 뉘앙스.
  
  이에 따라 야당 대표 회담, 추가협의 발표 등의 액션으로 사면초가 정국을 무마하려던 정부의 의도는 정치권의 동조를 얻어내기 어렵게 됐다.
  
  선진당 "대단히 실망"
  
  보수진영은 보다 더 날선 반응을 보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정부의 협상력 부재가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며 "정부의 발표는 검역주권을 실질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마찰 등 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우리가 광우병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경우, 엄격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우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사실을 입증할 책임을 우리가 전적으로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수입중단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손해까지 우리가 모두 부담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타 다양한 통상 분쟁까지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GATT 제20조는 전혀 검역주권회복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GATT 제20조를 원용할 경우에는 앞으로 우리가 광우병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중단조치를 할 경우 '미국이 이를 항변사유로 삼지 않겠다'는 사실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장외투쟁"
  
  민주노동당도 이날 국회에서 '지도부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강도 높은 목소리로 추가협의를 비난하며 '장외투쟁'까지 선언했다.
  
  천영세 대표는 "미국에게는 아부하고 국민은 속이고 외면하는 정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광우병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협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한 교환은 신사협정에 불과해 국제법적 효력도 없고 그 내용도 미국무역대표부의 언론 보도 내용을 서한으로만 보내준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비상대책 위원회를 결성하고 당지도부, 당원들과 강력한 장외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라며 "야당,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단체, 모든 국민들과 재협상이 실시될 때까지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권영길 의원도 이번 추가협의 내용을 '위장 협상', '눈가림 구걸협상'이라 규정했고, 강기갑 의원도 "이번 협의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기존 협상에서 미국이 가지고 있는 손수건 하나도 받아오지 못하고 이번에 우리가 입고 있는 건강권이란 옷, 팬티까지 다 벗겨갔다. 가죽까지 벗겨갔다"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진보신당 "재협상만이 유일한 대책"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쇠고기 추가협의는 국면전환-여론무마용 시간 벌기 쇼라는 것을 재확인했으며, 부도수표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재협상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계속 쇠고기 조공협상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전면재협상 등의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각종 '시간벌기쇼'를 동원해 혹세무민하는 데만 골몰한다면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계속 타오를 수밖에 없다"며 "전면재협상이 아니라면 정부의 모든 조치는 사후약방문식 땜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 "이제 다 얻었다"
  
  반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김 본부장의 발표 직후 "한국의 검역주권을 명문으로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며 "이로써 쇠고기 정국에서 재협상을 요구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다 얻게 되었다"고 정부를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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