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방미 당시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이 발표되기도 전에 내용을 미리 발표하고, 이동관 대변인이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빼달라고 한 '사건'이 정치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8일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박수가 절로 나오다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고 누구를 위한 대통령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의 백악관 풍경 같아
차영 대변인은 "(미국에서 있었던 이 일을) 이동관 대변인은 '없던 일'로 해달라며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보도 자제 요청까지 했다"며 "이것이 한미정상회담 선물용 협상의 전모"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의 걸림돌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것이 대통령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에게는 앓던 이 뽑은 것처럼 시원했던 것"이라며 "한마디로 '경축, 쇠고기 협상 타결'의 분위기였던 것 같다.아마 협상 타결 직후의 백악관 풍경이 이러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동관 대변인의 보도 자제 요청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겨 줄 잘못된 협상임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러고도 성공한 협상이라고 우기는 이 정권의 무모한 거짓말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동관 대변인을 향해 "이제 그만 마이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차 대변인은 또한 "이명박 정권은 국민 건강권 수호와 검역주권 수호 의지가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다"며 "굴욕적 협상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주권 말고 국민 기본권을 보장해야…"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쇠고기와 관련해서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했다"며 "국민들의 반대에 대해서는 'FTA 반대세력'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발표, 한나라당의 FTA 대표 협상 제안, 정부 당국자들의 공격적 해명, 공권력을 동원한 여론 탄압 등 모종의 시나리오가 의심된다"며 "국민과의 충돌을 각오하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정권의 무모한 도전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또 대정부 질의에서 한승수 총리가 '미국산 쇠고기 선택 문제는 소비자의 몫'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소비자 주권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한 것을 두고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비난했다.
그는 "'소비자 주권' 두 번만 강조하다가는 국민 다 앓아눕게 만들 정권"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그토록 칭송하는 시장경제에서는 국민은 없고 소비자만 있다. 국민을 소비자로 본 결과가 굴욕적 협상이 된 것이다. 소비자 주권 말고 국민 기본권을 보장해 달라"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강부자 정권 사람들은 돈으로 건강도 살 만큼 풍족하게 소비자 주권을 누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기초적인 건강권조차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을 소비자로만 보는 이 정권의 빈곤한 국정철학에 절망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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