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 허섭) 파업 사흘째를 맞아 일부 노조원들이 파업유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지도부는 그러나 장기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지하철 차량지부 일부 조합원, "파업유보하고 교섭하라" 주장**
23일 오후 군자정비 지회장 홍순용씨 등 차량지부 5개 지회장 명의로 발표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총파업은 전국의 5개 궤도사업장이 궤도노동자의 권익실현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 대정부 공동교섭 및 공동요구 등 노동운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기념비적 투쟁을 선언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공동교섭은 시작조차 못하고 ▲지도부의 통제력 상실로 조합원들이 음주로 소일하고 있으며 ▲당초 7대 요구사항 중 '주5일근무제'를 제외한 나머지 요구사항은 그 요구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성명발표는 곧 서울지하철노조의 내부분열로 비춰졌으며, 이어 조합원 농성장 대거 이탈로 확대해석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 '노조 균열, 대거이탈' 보도와 달리 지축 차량기지 농성장 별다른 동요 없어**
하지만 정작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의 농성장인 3호선 지축역 차량기지는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은 하루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 내고 있으며 이날 오후 3시 도시철도 소속 조합원들은 광화문 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6시 현재 지축 차량기지 농성장 조합원들은 조합원 총회를 진행 중이다.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모습은 이날 차량지부 일부 지회의 성명에도 불구하고 대거이탈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방증된다.
지하철 노조 한 관계자에 따르면, 21일 파업 첫날 참여했던 5천5백여명 중 약 8백여명이 이탈하고 현재 4천7백여명은 여전히 파업을 사수하고 있다. 8백여명의 이탈자는 대부분 역무지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날 성명에 동참한 차량지부 일부 지회 소속 1백여명도 이 안에 포함됐다.
***노조, 장기파업 준비**
한편 서울지하철 노조는 서울시와 서울지하철공사가 파업 사흘째가 되어서도 여전히 '선 파업해제, 후교섭' 원칙을 고수하며 교섭을 일절 거부함에 따라 파업 장기화를 준비하고 있다. 허섭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이날 아침 농성장 전역을 돌며 조합원들에게 장기파업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 노조는 '현시기 투쟁방향과 교섭전술 방침'이란 조합원 대상 교육자료에서 "현시기는 '서울시와 노조간 막판 힘겨루기 국면'"이라고 규정하며 "어느 때보다 강한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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