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ervice) 라인 경제'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S 라인 경제'의 일환으로 골프장의 세금을 줄여 그린피(골프장 입장료)를 3-5만 원 가량 낮추도록 유도해 해외로 골프 관광객의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생 대상 영어수업 강화, 외국인학교 설립 규제 폐지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정부는 골프장 살리기 대신 서민경제 살리기에 나서라"는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 "일단 '규제'부터 철폐하고 보자"
정부는 지난 28일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 Service-PROGRESS 1'을 확정해 민관합동 경제활성화 회의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방안에는 지방 골프장 요금 인하와 외국인학교 내국인 학생비율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일명 'S(Service) 라인 경제' 체제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정부 방안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지방 골프장 이용료에 붙는 개별소비세와 체육진흥기금이 면제된다. 종부세와 재산세, 취득세율도 낮춰진다. 골프장의 세금 부담을 낮추는 만큼 이용료도 낮아진다. 정부는 최대 5만 원 이상 이용료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높여 해외 골프 관광객의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는 목적이다.
정부는 이밖에도 골프장에 내려진 많은 규제를 철폐했다. 기존 수질 1등급 하천 상류방향에 위치한 골프장에 숙박시설 설치를 금지한 규정을 폐지했다. 골프장 설치 제한 경사도 기준도 '20도 이상 면적 50% 이상'에서 '25도 이상 면적 40% 이상'으로 완화했다. '산림·수림지 확보비율 40% 규제' 조항과 '시·도별 총 임야면적 대비 총 골프장 면적 비율 5%' 규제는 폐지했다. '규제' 자체를 쓸모없는 것처럼 인식하는 듯 보이는 정부의 시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정책이다.
'경기 하강 국면'에 골프장 살리기…?
정부의 서비스산업 개선 방안은 급증하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짙어 보인다. 골프장 요금 인하 정책은 해외 골프 관광객 수를, 외국인학교 입학문 넓히기는 해외 유학생 수를 줄이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이 과연 효과가 있느냐는 의문이 곳곳에서 제기된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린피가 3~4만 원 정도 싸진다고 서비스산업과 경제가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골프장 살리기'에서부터 시작할 작정이냐"고 비꼬았다. 자유선진당은 이어 "'골프장 살리기'가 아니라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당장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음을 정부 스스로 시인한 마당에서 서비스산업 개선 방안만 달랑 내놓은 것도 시기상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잊은 채, 골프장 규제 완화에만 목을 매는 모습은 경기 하락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린피'가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 우리나라 인구 중 얼마나 되겠느냐"며 "국민 절대다수가 경제적 위기를 느끼는 상황에 10%도 안 되는 골프인구를 위한 정책을 내놓은 것을 보면 이명박 정부는 역시 '강부자' 정부"라고 비판했다.
"골프장 정책이 서민하고 무슨 상관이냐"
정부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다. 당장 자기 삶에 직결되는 것이 없으니 "뭐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책의 성공 여부에는 대부분이 회의적이었다.
회사원 임모 씨(31, 서울 마포구)는 "골프장 정책이 어떻게 되든 큰 관심이 없다"며 "정부에서 물가나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사로 일하는 이모 씨(27, 서울 구로구)도 "골프관광객이 단순히 그린피 몇 만 원 때문에 지방으로 가겠느냐"며 "정부의 현실 인식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정부 정책이 소개된 기사에 댓글을 달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비판적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한 누리꾼(일랑)은 "정부가 말하는 서민은 골프치고 해외유학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며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충정로현장)도 "(정부 관계자는) 돈 없는 서민이 뭘 고민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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