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인 대우조선노조가 5대 핵심 요구를 내걸고 총파업을 준비 중인 가운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현대미포조선노조, 한진중공업노조 등 8개 조선업종 노동자 대표들이 "일방적인 매각 절차를 강행하면 공동 투쟁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총파업을 불사하는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 의사를 밝힌 8개 노조 가운데는 금속노조 소속이 아닌 곳도 있어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노동계 전체의 '춘투'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관련 기사 : '李 정부' 대형 M&A '입질'…대우조선해양 매각)
8개 조선사 노조 "골드만삭스 선정, 조선산업 공동화 부추길 것"
지난 24일 8개 사업장 노조 대표자들은 조선분과대표자회의를 갖고 공동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 이름을 올린 곳은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대우조선노조, 현대미포조선노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부산지회와 울산지회, 금속노조 SLS조선지회,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산업은행은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과 희생,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킨 노고를 철저히 외면하고 기습적이고 일방적으로 매각 발표를 강행하더니 더 나아가 밀실 야합으로 국제적 투기 자본인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는 파렴치한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는 15만 금속노동자에 대한 중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조선 산업의 공동화를 부추기는 촉매제로 전환돼 노동 조건 저하 및 고용 불안 심화 등 조선업 전체의 피해로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조선매각 문제에 다른 조선사 노조가 일어난 이유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이들이 이처럼 골드만삭스 선정에 반발하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을 해외 매각하기 위한 전초 단계"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외국계 투자자본회사가 매각 주간사로 선정되는 것은 해외매각의 첫 단계"라며 "현재 조선업종 대표자들이 이와 같은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중순 대규모 집회…"총파업 불사 대정부 투쟁"
8개 조선업 노조 대표자는 △골드만삭스 매각 주간사 선정 철회 △특정 기업 밀어주기식의 일괄 매각 반대 △매각 과정에 노조 참여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는 대우조선노조가 지난 2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확정한 5대 요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우조선노조는 △고용 협약서 체결 △노동조합 승계와 단협 승계 △부적격업체 배제 △매각 이익금 배분 △지역 발전 기금 등을 산업은행에 요구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92.6%의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8개 조선사 대표자들은 5월 중순 대우조선노조의 3차 상경 투쟁에 맞춰 전국 단위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또 5월 말에는 금속노조 차원의 공청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공동 전선을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냥' 나선 기업들 '공동 인수' 가능성도 열어둬
한편, 산업은행이 지난 21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면서 한화, 두산, 포스코, GS그룹 등 대기업들이 인수 태스크포스(TF)팀을 본격 가동해 외부 컨설팅 기관과의 공동 전략 및 재무적 투자자 구하기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 예상 가격이 늘면서 인수 후보군 사이의 '연합' 움직임도 점쳐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매각 절차가 시작된 이후 한 달 여 만에 2조 원이나 몸집이 불어 현재 무려 8조800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될 경우 인수 예상 가격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인수 후보군은 일단은 단독 인수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인수 가격이 기존의 7~8조 원보다 2조 원 가량 높아지면서 '공동 인수'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단독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졌던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도 최근 "꼭 포스코 혼자서 한다는 고집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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