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를 비롯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소식에 한우 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1일 원산지표시.이력추적제 강화와 품질 고급화, 축산업 생산성 향상 등에 초점을 맞춘 '축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나, 기존 방안들과 다른 획기적 대안이 나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 美쇠고기.FTA로 1년새 암송아지 19%↓
20일 농협의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가 발표된 지난 18일 경북 경주 입실 소시장에서 암.수송아지는 각각 평균 174만원, 181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바로 앞날인 17일의 190만원, 195만원보다 8.4%, 7.2%씩 떨어진 가격이다.
같은 날 전북 장수 장계에서도 암송아지는 183만원에서 174만원으로, 수송아지는 196만원에서 187만원으로 하루만에 각각 4.9%, 4.6% 하락했다.
최근 소값은 한미 쇠고기 협상이 지난 11일 시작된 이후 개방 폭 확대가 확실시되면서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18일 현재 전국 암.수송아지와 암.수소의 산지 가격은 각각 185만원, 192만4천원, 472만6천원, 390만7천원으로 지난달 평균에 비해 4.6%, 6.8%, 3.9%, 9.4%나 낮다.
작년 같은 시점(4월 18일)과 비교하면 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암송아지와 수소는 1년전보다 18.5%, 15.2%나 떨어졌고, 수송아지와 암소도 각각 6.6%, 3.8% 싸졌다. 지난해 4월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여파로 한우값이 크게 밀렸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FTA에 따른 관세 철폐보다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로부터 한우 농가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 한우는 한우 대접 받도록
정부는 치솟는 사료값에 미국산 쇠고기 개방까지 겹쳐 '붕괴' 위기에 놓인 축산업계를 위해 오는 21일 지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20일 관계장관 회의와 21일 당정회의를 거쳐 확정될 이번 대책은 크게 ▲ 축산 유통 체계 정비 ▲ 품질 고급화 ▲ 생산성 향상 등의 분야에서 마련된다.
우선 축산 유통 체계의 경우 '수입산의 국산 둔갑만 막아주면 질 좋은 한우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전제 아래 소 이력추적제와 원산지표시제도의 확대,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원산지표시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식당에 대해 쇠고기의 원산지와 부위 등을 명확히 밝히도록 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300㎡(약 90평)이상 대형음식점 구이용 쇠고기에만 표시 의무가 적용됐으나, 오는 6월 22일부터는 100㎡(약 30평) 이상의 일반음식점도 구이용 쇠고기 뿐 아니라 갈비탕.튀김.찜.육회 등에 대해 원산지 등을 꼭 밝혀야 한다. 이번 대책에는 원산지 표시제 위반에 대한 처벌 강화나 적용 대상 추가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 이력추적제는 소 사육에서부터 육류 도축, 유통 과정의 정보를 기록, 관리해 낱낱이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2004년부터 시범 운영돼온 이 제도는 당초 올해 안에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었으나, 전국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종축 개량 등을 통한 국내 소.돼지의 품질 개선, 가축 전염병 방역 강화와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 방안들도 거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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