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제작가협회과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는 지난 18일 영화진흥위원회 회의실에서 2008년 7월 1일부터 적용될 새로운 임금협약을 위한 1차 교섭을 가졌다. 2008년 6월 30일로 효력이 만료되는 현 임금협약을 개정하기 위한 이 자리에서는 노사 양측이 상견례를 진행하고 노조측 요구안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사측 교섭위원으로 차승재 제협회장(싸이더스FNH 대표)와 여한구 제협부회장을 비롯해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조광희 영화사 봄 대표, 원동연 리얼라이즈 픽쳐스 대표 등 5명이 참석했으며, 노측 교섭위원으로는 최진욱 노조위원장과 윤성원 수석부위원장, 안병호 촬영지부장, 홍태화 조직국장, 김현호 정책실장 등 5명이 참석했다.
|
이번 노조측 요구안은 직급별 임금가이드라인 인상은 물론, 그간 임금협약이 실질적으로 배제되었던 1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에 대해 수익배분제를 도입하고, 현재 직급별로 제시돼 있는 최저임금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안으로 동일 직급 내에서도 경력별로 임금 차별화를 하기 위해 일단 촬영부서에 시범적으로 경력별 임금기준을 도입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실업부조금 도입과 노사복지재단 설립을 위한 노사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하는 것 역시 노조측의 주요 요구안 중 하나. 또한 아직까지 노사 양측간 합의되지 못한 표준근로계약서 마련과 도입 문제도 이번 교섭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실무교섭 자리가 아닌 요구안 전달 자리였던 만큼 이번 교섭은 양측 모두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다만 사측 교섭위원인 차승재 제협회장은 지난 1년간의 임단협 적용 결과에 대해 "처음 도입 당시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 무리없이 잘 적용되었으며 제작 현장의 합리성과 투명성이 상당 부분 보장되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면서도, 이번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센 수준'이라며 다소 난감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현재 한국영화산업이 급격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노조측이 요구한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 제협의 입장. 그러나 최진욱 노조위원장은 "영화 현장이 드라마 등 다른 영상분야와 통합되는 것이 현재 대세인 만큼, 이번 협상은 앞으로 영상분야에 두루 적용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호한 태도를 내비쳤다.
| |
|
차승재 제협회장(싸이더스FNH 대표) |
|
이번 교섭안 중 특히 10억 미만 영화에 대한 수익배분제의 요구는 기존 협약서가 실질적으로 임금협약이 배제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있었던 만큼, 수익배분제의 도입은 노조의 입장에서는 일괄적 강제 적용 요구 대신 한 발 물러선 타협책으로 평가하는 반면 제협측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요구'라며 당황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섭 이후 이루어진 전화통화에서 영화노조의 김현호 정책실장은 "현장에 대한 제협과 노조의 공통된 이해가 있는 만큼 별 무리없이 타협점을 찾아낼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제협 측은 이제 막 요구안을 받은 만큼 검토와 실무 회의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제협과 영화노조 양측은 이후 4월 25일 이전에 두 번째 자리를 갖고 보다 구체적인 협약 개정을 위한 교섭에 임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