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여론조사가 끝났다. 지난 2일을 끝으로 더 이상 여론조사를 실시해 공표할 수 없다.
사실상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판세는 어떨까? 한나라당이 원내 (안정)과반의석을 얻는 건 무난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그렇게 전망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이렇다면 한시름 놓아도 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박근영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종웅 전 의원을 영입해 각각 충북과 부산의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겼다.
과반의석 무난한데도 지원군 투입하는 한나라당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는 게 순리일 듯한데 불분명한 게 남아있다.
지역이 그렇다.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접전을 벌이는 곳은 수도권이다. 고삐를 조여 압승을 일굴 생각이라면 수도권에 먼저 지원군을 투입해야 하는데 전혀 엉뚱한 곳을 전략지역으로 잡았다.
민주당의 코를 거는 게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 고삐를 죄려고 하는 대상이 어디일까? 바로 박근혜 전 대표다.
충북은 박근혜 전 대표의 어머니인 육영수 씨 고향이 있는 곳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영남을 넘어 충청지역에 대중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던 동력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다. 이 충북에 박근영 이사장을 영입했다. 비록 자매이지만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박근영 이사장을 영입한 것이다.
부산은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들이 뛰어다니는 곳이다. 한나라당으로선 껄끄러운 존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김영삼 전 대통령 대변인 격이었던 박종웅 전 의원을 끌어들였다. 탈당 전력을 문제 삼아 공천 신청조차 받지 않은 사람을 막판에 영입한 것이다.
조준점은 민주당이 아니라 박근혜
박근혜 전 대표 견제카드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의 선거 지원이 힘을 얻으면 박근혜 전 대표의 세력기반을 영남, 그것도 대구·경북으로 가둘 수 있다. 충청에서의 박근혜 상징성과 애정도는 분산되고, 부산(나아가 경남)에서의 세력기반은 약화된다.
총선 후에 전개될지도 모를 내홍을 잠재우기 위해 이처럼 좋은 카드는 없다. 진원지가 될 박근혜 전 대표에 족쇄를 채움으로써 태풍을 찻잔 안에 가둘 수 있다.
이렇게 보니 확연하다. 한나라당은 참 느긋하다. 최전방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후방 단속에 나서고 있다. 전투가 끝나가고 있다고 판단해 민사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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