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 피랍·피살 사건이 갈수록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의혹 해명의 중심에 서있는 정부와 미군당국이 공식적으로 진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와 미군당국에 진상규명을 위해 '공개 질의' 및 '정보공개청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민변 "이제 중동에선 더이상 사업활동 불가능해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이석태, 이하 민변)은 6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까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이석태 민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선일씨 피랍 시점과 피살시점은 근 20여일이나 차이가 있다"며 "이 사이에 미군당국과 한국 정부의 피랍 인지 시점이 가장 큰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군당국과 한국정부는 알자지라 피랍 방송 시점인 지난달 21일전까지 김선일시 피랍사실을 전혀 인지 못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이 회장은 이어 "정부는 김씨의 석방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석방노력을 성실히 했는지도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 교민이 피랍·피살된 것은 중대 사건"이라며 "60년대 이래 중동은 주요 외화수입원이었으나 김씨의 피살 이후 중동현지에서 더 이상의 사업활동은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민변, 한·미 정부에 정보공개 요청**
민변은 이날 미 정부와 한국정부에 김선일씨 피랍·피살관련 정보공개를 공식 요청했다.
먼저 이날 미대사관에 접수한 '공개질의서'는 ▲미정부(이라크임시행정처, 이라크주둔 미군당국, 정보기관 포함)의 김선일씨 피랍 인지 시점 ▲가나무역의 원청업체 AAFES와 미군과의 관계 ▲알자지라 보도 이후 김씨 석방을 위한 한국정부와의 공동대응방안 협의 여부 등이다.
이밖에 민변은 김선일씨 피랍과 관련 주요부처인 국방부, 외교통상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정보원 등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했다.
이석태 회장은 이와 관련 "정부가 정보공개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송을 통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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