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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위, 강제전향장기수 북송 권고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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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위, 강제전향장기수 북송 권고안 추진

"강제전향은 전향이라고 볼 수 없어", 납북자와 연계 추진 제안도

고문·가혹행위 등 부당한 방법으로 강요된 '전향'을 진정한 의미에서 '전향'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근 남파간첩 및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 사상전향 거부 등 공로를 인정해 '민주화활동 관련자'로 결정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답은 "전향으로 볼 수 없다"이다.

의문사위는 나아가 전향서에 서명을 한 장기수의 북송을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어서 다시한 번 사회적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의문사위, 강제전향자 북송 권고할 듯**

의문사위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의문사 조사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정리해 생존장기수의 추가 북송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 이달 중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의문사위는 관련법에 따라 재발방지와 피해보전 차원에서 대책을 정부에 권고할 수 있으며 조사기간 만료(지난달 30일) 후 1달 이내에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토록 돼 있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생존 장기수 북송 문제관련해서 정부는 2000년 9월2일 우용각·김영태·함세환씨 등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송환한 바 있다. 당시 북송조치에서 '전향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북송은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다.

의문사위 서재일 특수조사과장은 "의문사위위원들의 최종검토를 거쳐야 하지만 강제전향 장기수를 북한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보고서에 담을 생각"이라며 "이달 내로 이 문제를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문사위에 따르면, 유신정권 시절 교도소 내 사상전향 공작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드러난 비전향 장기수 손윤규·최석기·박융서씨 사건을 조사한 결과, 강제전향이 폭력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고, 또 준법서약제 등 전향제도가 사실상 폐지되었기 때문에 강제전향 장기수의 북송을 적극 검토해야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존 전향 장기수들은 당시 정권의 폭력에 의해 강제로 전향서에 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전향은 무효이며 북한으로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북송해야 한다는 것이 의문사위의 취지다.

***강제전향생존장기수 28명 북송 희망**

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공동대표 권오현)에 따르면 현재 생존 전향 장기수 중 고성화, 김원철, 김기찬, 맹기남씨 등 28명이 북송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33명이던 북송 희망자 가운데 1명은 북송을 포기했고, '마지막 여자 빨치산' 정순덕씨 등 4명은 그 사이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권오현 장기수송환추진위 대표는 "강제 전향은 본인의 뜻에 반해서 이뤄진 것이므로 강제전향자 역시 비전향 장기수로 간주해 본인이 원하면 마땅히 송환해야 된다"고 말했다.

장기수송환추진위는 1999년 12월 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25개 인권-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단체다.

***일부 시민단체, "북 피랍자 송환과 연계 검토하라"**

일각에서는 장기수 북송과 북 피랍자 송환 연계를 주장하고 있다.

도희윤 '피랍·탈북자인권과구명을위한시민연대'사무총장은 "비전향 장기수들의 간첩활동은 이미 법적 처벌이 끝났다고 본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의 북송에 찬성하지만, 피랍 납북자와 가족들도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납북자 송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중근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사무처장도 "전향 장기수의 경우에도 인도적 차원에서는 북송하는 게 좋지만, 남북 관계의 형평성과 한국 정부의 국민 보호 책임 등을 감안해 납북자 송환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수 단체들은 의문사위의 이런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이군경회 소속 10여명은 5일 의문사위를 방문, 최근 의문사위가 비전향장기수의 민주화 운동 관련성을 인정한 것에 대한 항의를 한 것을 비롯, 반핵반김국권수호 국민협의회(위원장 서정갑)는 6일 오전11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의문사위 해체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일간지에 광고를 내고 한상범 의문사위 위원장 체포조를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의문사위는 "생존 장기수의 북송 권고안에 대해 현재 실무단위의 검토가 이뤄졌을 뿐, 아직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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