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성녀(聖女)로 추앙받는 잔 다르크의 '유물'이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프랑스 레몽 푸앵카레 대학병원의 법의학 연구팀은 프랑스 시농의 한 박물관에 안치돼 있는 잔 다르크의 유골과 리넨 천 조작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첨단 과학 기술로 분석한 결과 잔 다르크의 유골이 사실은 이집트 미라인 것으로 판명났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잔 다르크 유골은 고대 이집트 후기 시대(Late Period)의 미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골의 진위 여부를 밝히기 위해 첨단 분석 기구는 물론 프랑스 향수업계 전문가들도 동원했다.
향수 전문가들은 잔 다르크의 유골에서 회반죽의 탄 냄새와 바닐라 향을 맡았다.
연구를 이끈 법의학자 필립 샤를리에는 "바닐라로 만든 향료인 바닐린은 시신을 분해할 때 사용된다. 바닐린은 미라에서 주로 발견되며 불에 태워진 시신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면서 "잔 다르크 유골은 분명히 불에 탄 유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잔 다르크의 유골이 미라일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잔 다르크는 영국과의 백년전쟁으로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구한 영웅.
그는 1431년 열아홉의 나이로 전장에 뛰어들어 프랑스 군을 이끌었으나 마녀의 누명을 쓰고 종교재판에 회부돼 이단(異端) 선고를 받고 화형당했다. 가톨릭 교회는 1920년 잔 다르크를 시성(諡聖)했다.
잔 다르크의 유물이 담긴 병은 1867년 파리의 한 약국 다락방에서 발견됐다. 병에는 '오를레앙의 소녀' 잔 다르크의 화형주 아래에서 발견된 유골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으며 검게 그을린 인간의 갈비뼈와 고양이 다리 뼈, 리넨 천 조각 등이 담겨 있었다. 고양이는 고대 이집트 시대에 종종 미라로 만들어졌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마녀'로 낙인찍힌 이들과 함께 화형을 당했다.
잔 다르크의 유골은 그동안 진위를 놓고 논란에 시달려 왔다.
잔 다르크가 프랑스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것을 우려한 영국 군이 잔 다르크의 유골을 재로 만들어 센 강에 뿌리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