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공동대표 홍근수)은 30일 오전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 김선일씨 피랍.피살 사건을 전후로 증폭되고 있는 미국의 피랍사실 은폐의혹을 규탄했다.아울러 지난 28일 기습적으로 이뤄진 미국의 이라크 주권이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동맹국 국민 목숨 우습게 아는 미국이 진정 동맹국인가"**
이날 기자회견은 고 김선일씨 피랍.피살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는 한.미 동맹의 허구성을 질타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정대연 기획국장은 "정보력이 가장 강한 미국이 김씨 피랍을 몰랐다니 말이되나"며 "미국이 한.미 동맹을 입에 올릴려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주장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열린우리당은 미국과의 동맹 때문에 파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선일씨 사건으로 한.미동맹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 국민을 죽게 한 미국의 행태는 우리가 말하는 한.미 동맹이 결국은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한국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미국에 해명과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는커녕, 오히려 나서서 미 국무부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 민정이양은 사기극"**
한편 지난 28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 본부에서 가진 '민정이양식'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정대연 기획국장은 "당초 30일날 예정되었던 민정이양식이 이틀전인 28일 그야말로 '도둑고양이처럼' 진행됐다"며 "이는 대다수 이라크 시민들이 외면하고 있음을 미국스스로도 인식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들은 "연합군정청(CPA)은 해체되었고, 임시정부가 대외적으로 이라크를 대표하게 되었지만 진정한 권력은 각료나 이라크 과도국민위원회(INC)가 아닌, 1천7백명의 직원을 가지게 될 미 대사관이 행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를 지배하고 있는 13만명의 미국 주도의 연합군의 지위나 역할도 전혀 변하지 않았고, 다만 명칭만 연합합동사령부(CJTF7)에서 다국적사령부(MNF)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미군 스스로도 미군 주도 연합군 지위에 관해서는 어떤 새로운 합의도 없다고 밝혔고, 미군의 치외법권적 지위도 변치 않을 것이라고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 민정이양식은 문자그대로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노당측, "노무현 정부에게 1차적 책임", 미국 비판 일변도에 일침 **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발언을 한 김진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농성단 단장은 "고 김선일씨 피살의 일차적인 책임은 파병방침 재확인을 한 노무현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결국 파병철회 밖에 없다"고 주장해 미국 비판 일변도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의 맹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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