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측은 이날 최경환 비서관을 통해 발표한 논평을 통해 "박지원 전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은 공천 신청 전에 미리 당 지도부에게 공천 문제를 이야기하고 당이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공천을 신청하게 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호남권 파장 예상
박지원 전 실장이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김홍업 의원도 무안·신안에서 무소속 출마가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을 정면으로 비판함으로써 호남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두 사람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금고형 이상 비리전력자 공천 배제' 규정에 따라 공천신청 자격을 박탈당했다.
최 비서관은 "김홍업 의원의 경우, 같은 문제를 두고 지난번에는 괜찮다고 공천을 주고 이번에는 불가하다고 공천을 주지 않았다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이것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하신다"며 "더욱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더블스코어로 압승해 심판을 내린 지역구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두 분의 출마 문제는 두 분이 각자 선거구민과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밝혀 김 전 대통령이 사실상 두 사람의 무소속 출마를 용인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남권의 이상열, 신중식 의원 등이 원외위원장들을 규합, 무소속 연대를 구축해 총선에 정면 대응할 계획이어서 통합민주당도 '텃밭 분열'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전북에서도 김진관 씨(전북 익산을) 등 구민주당계 공천탈락자 7명이 무소속 연대를 결성키로 합의하는 등 파장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 호남권 무소속 출마자들은 당선 뒤 민주당 입당을 희망하고 있어 호남 분열이 영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당장 통합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득표율이 반분됨으로써 전국적인 정당득표율에 따라 할당되는 비례대표 몫이 줄어드는 출혈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박재승 위원장과 손학규 대표가 개혁 공천을 지속키로 합의한 날, DJ가 당의 공천을 정면 비판한 건 향후 손 대표와 DJ의 관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YS와 DJ가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천을 강하게 성토하며 현실정치에 적극 개입함에 따라 총선 결과에 따라 '양김'의 영향력도 평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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