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계륵' 이상득…한나라, MB당 되긴 됐는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계륵' 이상득…한나라, MB당 되긴 됐는데…

[분석] 한나라당 공천결과 들여다 보니…

전국 245개 지역구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천이 4곳 보류 지역만 빼곤 사실상 모두 완료됐다. 한나라당은 공천 초기부터 과감한 '개혁 공천'을 통한 과반수 집권을 외쳐왔다. 그러나 계량적 측면, 질적인 측면에서 과연 '개혁'의 면모를 보였는지는 의문이다.

법조당, 영남당 이미지는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법조당', '영남당'의 이미지가 그대로 유지됐다. 여전히 여성에게 문호가 넓지 않았다. 공천자 주력 연령대는 오히려 높아졌다.

직업별 수치를 보면 현역 의원이 33.9%(8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당인(21.6%. 53명) 등 정치인이 가장 많다. 이들을 빼면 법조인(13.5%. 33명)이 다음 순이다. 그러나 법조인 출신의 현역 정치인을 합하면 법조인이 50여 명에 이르러 정치인을 제외한 직업군으로는 법조계 강세가 뚜렷하다.

영남의 의석 비율이 높아 공천자 중 영남 출신이 가장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나, 수도권 내정자 102명 중 수도권 출신(47%)에 이어 영남 출신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충청과 호남은 모두 합쳐 20명이었다.
▲ ⓒ연합

여성 진출율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16대(3.2%), 17대(4.5%)에 비해 6.5%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여성은 여전히 비례대표 몫이다. 관심을 모았던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39%)도 17대(36.4%)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연령대를 보면 17대에서는 40대가 주력(35.9%)을 이뤘던 데 비해 이번에는 50대가 122명(49.8%)로 후보자 주력세대 연령층이 높아져 17대에 비해 '젊고 참신한 인물'을 통한 공천개혁은 뒤쳐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17대에서 최연소 당선자였던 김희정 의원(37. 부산 연제)은 4년 뒤인 18대에도 '최연소 공천자' 타이틀을 얻었다.

이명박계 +40, 박근혜계 -40

공천자들을 계파별로 분석하면 '이명박계'가 76%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대선 경선 때만 해도 원내 의원과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합쳐 이명박계는 140여 명 수준이었고, 박근혜계는 90여 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천 결과 비율은 186:46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계열만 남았다"는 '명계남(이명박 계보만 살아남았다) 공천'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박근혜계의 타격은 심각하다. 수적으로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김재원, 한선교 의원 등 주력 세력도 전열에서 이탈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혜훈, 유정복, 유승민 의원 등이 남았지만 총선 결과를 지켜봐야 하고, 비례대표 공천에서도 불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전처럼 박 전 대표가 당 내에서 힘을 쓰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공통된다.

'MB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공천에서의 기선 제압에 성공한 이명박계는 이상득 의원이 진두지휘하는 '친이 직계', 김무성 의원으로부터 "이명박 기획, 이재오 감독, 이방호 주연의 밀실공천 3류 드라마"라는 독설을 들은 이재오계, 서울 출마를 통해 주류정치 무대에 나선 '정몽준계' 등으로 나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남 대학살'에 유아독존 이상득

이러한 새로운 권력지도 생성에는 중진의 이탈이 큰 작용을 했다. 한나라당의 3선 이상 의원 33명 중 5선의 김덕룡, 박희태, 4선의 이규택, 이강두, 3선의 맹형규(재심 대상), 권철현, 김무성, 정형근, 박종근, 안택수, 이해봉, 이경재, 이재창, 권오을, 김광원(불출마), 이상배, 임인배, 김기춘, 김용갑(불출마) 등의 낙천과 불출마로 인해 남아 있는 3선 이상은 14명에 불과하다.

그 중 3선 그룹의 이재오, 홍준표, 남경필 등은 비교적 젋은 그룹에 속하나 '고령 다선'인 이상득 국회부의장(73. 5선)만 남은 모양새가 됐다. 5선 그룹에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의원이 남아 있지만 이 부의장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 부의장에 대한 공천 여부를 두고 공심위 내에서도 상당한 갈등이 있었으나, 이 부의장은 다른 영남 주자들이 공천 막바지까지 거의 한 달 가까이 마음 졸이며 지냈던 데 반해 지난 2월 말 1차에 내정이 확정되기도 했다.

'영남 물갈이론'의 핵심은 "당 공천만 받아도 쉽게 3~4선을 했던 영남 지역에 긴장감을 주자"는 것이었고, 당은 이를 '개혁공천'의 기치로 내세웠다. 공심위는 결국 영남 물갈이 비율을 43.5%까지 끌어올렸다. 공천 탈락 및 불출마 선언을 한 3선 이상 중진 19명 중 절반이 훨씬 넘는 14명이 영남지역 의원들이었다.

이런 탓에 이상득 부의장의 현재 자리가 더욱 어색할 수밖에 없고, 당 밖에서 듣던 '형님 공천', '가계 공천' 소리를 당 내에서도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