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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세상을 바꿔라"

[할리우드통신] 미국의 정치사회 메시지 영화 제작 움직임

'팝콘폴리시(Popcorn Policy)'란 용어가 뜨고 있다. 영화의 '필름(Film)'과 박애,자선이란 뜻의 '필랜스로피(Philanthropy)'를 합친 '필램스로피(Filmanthropy)'란 신조어도 등장했다.한마디로, 정치 사회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담고있는 영화들을 가르키는 단어들이다. '팝콘 폴리시'는 팝콘을 먹으며 보는 정치사회적인 내용의 영화, 또는 대중에게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을 뜻하는 단어다. '메시지 무비'도 같은 의미의 단어라고 할 수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 기사에서 "영화가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미국 영화계 일각에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사회성 강한 영화제작 움직임을 분석했다. 타임은, 최근 몇 년사이 제작된 이른바 '메시지영화'들의 흥행성적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돈으로만 계산하기 어려운 영향력을 미쳤다는 점에서는 이런 영화들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앤절리나 졸리,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미아 패로 등 스타들의 사회활동이 부쩍 많아지고 있는 것도 '메시지 영화'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타임은 꼽았다.
불편한 진실
타임에 따르면, 가장 성공한 메시지 영화는 역시 환경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정치애니메이션 <시카고 10>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브레트 모건 감독은 타임과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영화로 사회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있다는 발상자체에 대해 시니컬했었는데 <불편한 진실>을 보고나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시카고 10>은 베트남전 반대 시위장으로 변했던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30년후 현재 미국사회를 비춘 문제작. 올봄 개봉되는 '메시지 영화'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모건 감독의 지적처럼 <불편한 진실>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북미흥행수입은 2400만달러. 그러나 전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그보다 훨씬 더 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운동가들은 이 영화가 대중의 환경인식에 미친 영향력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보다 약 4배 더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개봉 3개월후 캘리포니아주는 이산화탄소 배출감축을 위해 미국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환경보호정책을 도입했고,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이 영화 덕분에 IPCC와 함께 2007년도 노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물론 영화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보수적인 환경정책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는데는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불편한 진실> 다음으로 성공한 메시지 영화는 마이클 무어감독의 다큐멘터리 <시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미국 의료보호체제의 실상을 까발긴 이 영화는 북미지역에서 24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타임은 이 영화가 <불편한 진실>만큼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 미국 사회내에서만큼은 의료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 영화를 본 미국 관객 43%가 의료체제 개혁에 공감을 나타냈다는 것. 단, 정치적 지지성향에 따라 영화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 관객들 사이에서는 "영화에 공감한다"는 반응이 43%였던데 비해, 공화당 지지관객 중 공감반응은 9%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를 위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의료보호체제 개혁이 핫이슈가 된데에는 이 영화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타임은 평가했다.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코믹하게 다룬 모건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도 성공한 메시지 영화다. 북미 흥행수입은 1150만달러. 이 영화를 통해 비만퇴치운동가들의 공적 1호가 된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샐러드 등 다소 개선된 식단을 선보였다. 물론, 맥도널드는 영화개봉전부터 식단 개선을 추진중이었다며, 영화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지적을 단호하게 거부하기도 했다.
타임은 이밖에 성공한 메시지 영화로 아프리카 다이아몬드 밀매를 비판한 <블러드 다이아몬드>와 아프가니스탄 두 소년의 인생역정을 그린 <연날리는 사람들>을 꼽았다. 물론 두 작품이 올린 흥행성적은 블록버스터급 오락영화들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북미성적은 5700만달러, <연날리는 사람들>은 1500만달러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전세계 다이아몬드 구매량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아름답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유혈분쟁의 실상을 젊은 관객들에게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연날리는 사람들>은 미국 사회에서 아프간 어린이 돕기운동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 한편 , 최근 미국 영화계에서는 사회성 강한 영화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로 설립 4년째를 맞는 '파티시펀트(참여) 프로덕션'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시카고 10>을 비롯해 조지 클루니 주연의 <시리아나>, 직장 성추행을 소재로 한 < 노스 카운티>, <연날리는 사람들> 등 40여편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www.takepart.com)를 통해 선거참여운동, 수단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한 운동 등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난징대학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난징(Nanking)>, 가난한 나라들의 월드컵을 다룬 <키킹잇(Kicking It)>의 제작사인 아카페도 메시지영화 전문회사로 꼽힌다. 한편 영화와 사회이슈의 접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유엔 차원에서도 전개될 예정이다. 유엔은 지난 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문명연맹(Alliance of Civilizations)' 회의 때, 약 1억달러 규모의 영화펀드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 펀드는 사회적 편견 또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제작과 배급을 지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인종 및 종교 갈등 , 성 차별 등 다양한 사회이슈들을 다룬 영화들이 지원대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각국의 메시지 영화 제작을 보다 활성화하려는 것이 유엔의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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