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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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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 부족하다

[김종배의 it] '공천 약발'은 오래 못 간다

두 달여 전이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무참히 패배한 후 그랬다. 새로운 노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니 개혁이니 평화니 하는 거대 담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대선 표심에 한숨을 토하면서 시대가 변했다고 했다. 과거를 뛰어넘는 새로운 노선을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두 달여가 흘렀다. 어느 누구도 새로운 노선을 얘기하지 않는다. 그 대신 모두가 전통적 가치인 민주와 개혁을 부르짖는다. 쇄신 공천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이명박 정부의 비도덕적 인사를 성토한다.

뭐라 할 수는 없다. 필요한 일이고 불가피한 대응이다. 쇄신 공천에 반대할 이유가 없고 비도덕적 인사를 성토하는 데 딴죽을 걸 필요가 없다.

오히려 효과적인 대응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민주당의 쇄신 공천에 대한 호평, 이명박 정부의 비도덕적 인사에 대한 악평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민주당은 국민 여론에 부응했고 국민 여론은 이런 민주당에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

민주·개혁에서 성과…민생은?
▲ ⓒ뉴시스

그런데도 허전하다.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장 이런 의문이 싹튼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진단은 잘못된 것이었을까? 새로운 노선을 힘들게 정립할 것 없이 전통적 가치에 충실하면 되는 걸까?

수긍할 수 없다. 현실과 괴리된 우문이다.

민주나 개혁에 대한 강력한 지지 못잖게 들끓는 민심이 있다. 먹고살기 어렵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메아리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국내 물가가 토끼뜀을 한다.

반면에 민생에 대한 전망과 약속은 뒷걸음질을 한다. 두 달여 전에 이명박 당시 후보는 집권기간 동안 평균 7%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고 장담했다. 그래서 국민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두 달여의 시간까지 필요하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출범하자마자 7% 목표는 6%로 하향조정 됐고, 이명박 정부 경제수장이라는 사람은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래서 들끓는다. 대선 때의 약속은 어디로 갔냐고, 다소 섣부른 핀잔이 곳곳에서 나온다. 민주당도 거든다. '거봐라' 하면서 한 마디 준엄하게 꾸짖는다. 근데 이게 전부다. 한 발짝 더 나가지는 않는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민주당이 그 꼴이 날 수 있다.

쇄신 공천·인사 파동 '약발'은 오래 가지 않는다

엄밀히 보면 쇄신 공천이나 인사 파동은 일시적 계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약발'은 오래 갈 수 없다.

총선이 끝나는 순간 판이 바뀐다. 도덕전은 쇠하고 정책전이 성하게 된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보편타당한 가치보다는 현실성과 개혁성을 절묘하게 결합시켜야 하는 정책이 정치판을 휘감게 된다.

어떻게 대응할 건가? 어떤 노선을 기초로 어떤 정책 기조를 잡을 것이며, 어떤 정책 기조에 입각해 어떤 정책 대안을 제시할 건가?

한미FTA에 찬성하면서 서민경제 회복을 외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제동을 걸면서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

알지 못한다. 발표한 바가 없고 들은 바가 없다. 그래서 2% 허전하다.

그렇다고 다그칠 일은 아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쇄신 공천이 끝나면 드러날 것이다. '새로운 피'가 누구인지를 보면 정책의 말초신경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또 며칠, 이들이 만들어낼 총선 공약집을 보면 민주당이 '새로운 노선'을 숙고했는지를 알 수 있다.

기다림이 무료하다면 눈 운동 삼아 한 가지 일을 해볼 수 있다.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누워있는 모양새를 연출하는지를 경계하는 일이다. 정부여당과 정책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정책 실패의 반사이익만을 취하려는, 너무도 낯익은 모습을 재연하는지를 경계하는 일이다.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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