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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대의'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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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대의'가 살 길

<고성국의 정치분석ㆍ34> 해볼 만한 총선을 기대한다면…

대통령 직선제로 개헌한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5번의 총선 중 지난 2004년의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아주 특별한 예외적 상황을 논외로 하면 네 차례의 선거 모두 여소야대로 끝났다. 집권당이 단순 다수당인 제1당은 되었으나 과반수 의석은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다섯 번 중 무려 네 번이나 여소야대를 만들었다면 이러한 국민의 선택에는 무언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혹자는 이를 막강한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심리로 설명하기도 하고 더러는 총선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적 의미를 가지게 되므로 평가받는 집권당에게 원천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다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만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도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이 취임하고 한 달 반 만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이 역대 대선 중 가장 큰 표차로 압도적으로 이긴 직후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표방한 경제살리기 이슈가 워낙 강력한 대중 흡입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가하고 심판하기에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평가와 심판과 견제의 논리보다는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안정의 논리가 우세할 거라는 예측들이었다.
▲ ⓒ연합

거기에 한나라당의 50%대의 탄탄한 지지도와 10%대를 맴돌던 통합민주당 지지도간의 엄청난 격차까지 곁들여져서 '한나라당 압승, 통합민주당 참패'라는 등식이 별다른 이견 없이 통용됐던 것이다. 한나라당 200석 확보라는 말이 괜히 나왔던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랬던 것인데, 불과 한 달 만에 '한나라당 과반의석 확보 불투명'이란 상황으로 돌변했으니 과연 정치는 생물이요 민심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요즈음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영어공교육 문제 등 인수위의 의욕과잉이 초래한 정책적 논란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과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인사파동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한나라당이 고스란히 떠안음으로써 지지도 하락세를 기록한 데 비해 통합민주당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간의 통합효과에 더해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보여준 손학규 대표의 정치력 있는 리더십 등이 비록 미미하나 상승흐름을 만든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엇비슷하게 겨룰 수 있게 됐다고 할 수는 없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격차가 좁혀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여전히 10~15%의 당 지지도 격차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가 한나라당도 초보여권의 어색함과 서투름을 빠른 속도로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통합민주당이 한나라당 절대우세라는 선거구도를 흔들고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실수와 실족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포지티브 캠페인을 전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 점에서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대외적으로 표방한 원칙, 즉 호남 현역 의원 30%교체와 금고형 이상 비리관련자 공천 원천 배제는 통합민주당이 인적 쇄신과 공천혁명으로 당의 면모를 일신함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함은 물론 국민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포지티브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하여 "억울한 사람이 나오더라도 모두의 대의를 위해 희생하고 갈 수밖에 없다"는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절박한 심정대로 통합민주당이 지도부부터 "모두의 대의"를 앞세우고 사즉생의 각오로 나선다면, 남은 한 달 간의 한국정치는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인적 쇄신과 개혁공천을 매개로 생산적으로 경쟁하는 제대로 된 선거 국면으로 전개되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구도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게도 좋고 나라에도 좋으며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에게 좋은 정치경쟁구도일 것이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활동을 우리정치를 품격 있으면서도 경쟁력 있는 정치로 만들어가는 마중물로 보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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