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77%, 약 10명 중 8명이 학원, 개인과외, 학습지, 인터넷 강의 수강 등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2만2000원 가량이며 특히 서울 지역의 사교육비(28만4000원)은 읍·면 지역(12만1000원)에 비해 약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교육인적자원부의 의뢰로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초·중·고 272학교 약 3만4000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월급 500만 원 이상 90%, 100만 원 이하 36.9% 사교육 받아
이번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은 부모의 소득 수준 및 학력 수준과 정확한 비례관계를 보였다.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인 계층의 학생 중 90% 이상이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0만 원 이하인 계층은 36.9%로 참여율이 크게 줄었다. 월평균 소득 700만 원 이상 계층은 100만원 미만 계층보다 8.8배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학력 수준이 대졸 이상인 경우 88% 이상의 참여율을 보인 반면 중졸 이하의 학력인 경우에는 50% 미만의 참여율을 보였다.
과목별 사교육 참여율은 수학 58.6%, 영어 55.6%, 국어 39.3%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형태는 학원 수강 47.2%, 학습지 25.2%, 그룹 과외 11.8% 로 학원 수강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수강 목적은 선행 학습(31.8%)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학교 수업 보충(27.5%)과 진학 준비(24.2%)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이번 조사에서 2007년 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의 전체 규모는 20조 4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중 초등학교 10조2000억 원, 중학교 5조6000억 원, 고등학교 4조2000억 원으로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사교육 참여 시간은 주당 평균 7.8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을 모두 포함했다. 단 방과후 학교 수강료, EBS 교재비, 어학연수비은 분리해 별도로 조사했다.
통계청은 "그동안 부정기적으로 파악하던 사교육비 실태를 앞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해 사교육비 실태의 변화 추이 및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능력 중심 풍토, 대학 서열구조 완화가 사교육 줄일 것"
한편 교육부가 통계청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전국 281개 초·중·고등학교의 학부모, 학생 5만2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교육 참여 여부에 대해 학부모들은 어머니가 68.8%, 학생 본인이 23%, 아버지가 7.3% 결정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약 80%가 어머니의 결정에 의해 사교육을 받는 반면 고등학생의 경우 55%가량이 본인의 선택으로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을 받는 주요 원인에 대해 초등·중학교 학부모들은 '기업채용시 학벌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꼽았으며 일반계·특목고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수능과 논술 위주의 대학 선발'과 '기업채용시 학벌 중시'라는 항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학생의 경우에도 중·고등학교 모두 '기업 채용시 학벌중시'라는 원인을 들었다. 특히 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특목고 진학 준비가 어렵다'는 이유를 가장 큰 사교육 원인으로 꼽았다.
일반계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주요 대학이 수능·논술 등 시험 점수 위주의 선발'과 '대학의 성적 우수학생 선발 경쟁에 치중'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했으며 특목고 학부모·학생은 모두 '주요 대학이 수능·논술 등 시험 점수 위주의 선발'과 '학교교육만으로는 대학 진학의 어려움'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에서 채용시 능력중심의 풍토를 확산해야 한다는 응답에 학부모와 학생을 망라해 약 80%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대학서열구조완화'도 약 65%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정책에 관해서는 초등·중학교 학부모들은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도'를 사교육비 감소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으로 꼽았으며 일반계고 학부모와 학생은 'EBS수능강의 활성화'를, 특목고 학부모는 '교원평가제 실시'를 효과있는 정책으로 꼽았다.
또 일반고 고등학교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생부 중심의 선발 확대와 수능비중 축소방안'이 사교육비 절감에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응답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데 비해 특목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 같은 정책이 효과가 '없다'라는 응답을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서울 지역일수록,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 희망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이유로는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