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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는 물음에 익숙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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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는 물음에 익숙한 사회

[덴마크에서 살아보니ㆍ<15>] "자유로운 질문 속에서 자아 존중감도 생긴다"

덴마크의 한 교사는 덴마크 아이들이 외국 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질문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교환교사가 온 적이 있었는데, 그는 미국 아이들보다 훨씬 질문을 많이 하는 덴마크 아이들에게 놀랐다고 했다.

이유를 알고 행동하는 버릇이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한다

그래서 그는 무엇이든 꼭 이해가 가도록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을 하여 무슨 일을 할 때면 항상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말해주며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령 비가 와서 비옷을 입힐 때는 왜 비옷을 입어야 하는지, 비옷을 안 입으면 감기에 걸린다는 등의 이유를 반드시 말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덴마크 아이들은 무엇을 할 때는 반드시 왜 하는지 질문을 하는데, 이처럼 '왜'라는 물음을 던지며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자라난 아이들은 커서 확고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게 돼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또 쉽게 남을 부러워하거나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특이한 선택도 존중…"관행을 무조건 따르지는 않는다"
▲ 자전거로 출근하는 덴마크 사람들. 어릴 때부터 매사에 이유를 따져 묻는 게 생활화된 까닭에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면서,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갖는 일도 드물다. 남의 눈을 의식해 형편에 맞지 않는 큰 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를 찾기 힘든 것도 그래서다. '벽돌공과 의사가 비슷한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김영희

한 교민의 이야기다. 직장 동료 중에 결혼식을 앞 둔 신부가 있었다. 그 신부는 결혼식 때 멋있는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의 꿈이어서 굉장히 비싼 드레스를 맞추는 대신, 비용 때문에 결혼 피로연을 생략하기로 했다.

누구나 하는 결혼 피로연을 생략한다는 것은 거의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그 직장동료들은 그 신부의 선택을 '존중'하여 수긍을 하고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다.

그러자 신부가 "피로연은 없지만 결혼식에 와서 부디 나의 비싼 드레스를 유심히 보아달라"는 주문을 하여 다들 웃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덴마크인은 다른 사람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질문 없어서 효율적이다"라는 게 칭찬인가?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 하기 잘하는 우리 사회의 풍조는 어려서부터 "왜?"라는 물음이 없이 자랐기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한국인의 효율성을 칭찬하는 자리였다. 한국에 오래 거주하여 한국을 잘 아는 한 지인은 "한국인은 정부에서 결정하면 그대로 잘 따른다. 가령 정부에서 지금부터 IT(정보기술) 산업에 주력한다 하면 그대로 따른다. 질문이 없다. 덴마크에서라면 왜 그렇게 해야 하냐고 먼저 질문부터 하고 토론을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인은 질문이 없이 잘 따르니 일을 추진하기에 효율적이다(?)'라는 요지의 그의 말이 칭찬으로 들리지 않은 것은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다.

필자 이메일 : kumbikumbi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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