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붕괴된 숭례문은 복원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남아있는 숭례문 설계도를 토대로 새롭게 짓는 방식의 복원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숭례문에 대한 정밀 실측도면이 있고 단청이나 건물에 대한 부재별 실측 도면도 남아있는 상태다. 문화재청 측은 기술적인 차원에서 복원 작업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물리적으로 가능…뻥 뚫린 국민 가슴은?"
그러나 이렇게 새로 지어지는 숭례문은 건축기술과 자재 등 문화재가 갖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건물'로 봐야 한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11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겉으로 복원은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세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또 원래 숭례문을 지을 때 쓰인 재목이었던 우리나라 육송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오래된 나무들은 천연기념물로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함부로 못 베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또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뻥 뚫린 가슴은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라며 초기 진화에 실패한 소방방재청, 서울시, 중구청 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600년 된 보물 불 탄 것…가치 논할 수 없어"
신응수 대목장(주요 무형문화재 74호)도 이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600년된 보물이 불에 타 없어진 것은 그 가치를 논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태조 4년(1395년)에 짓기 시작해 3년 후에 완공된 이후 세종과 성종 때 중수 공사가 있긴 했으나, 건축 당시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왔다.
지난 1961년부터 1963년까지 대대적인 해체보수가 이뤄졌지만 당시에도 대부분 자재는 건축 당시 사용된 것들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번 화재로 600년 이상 보존됐던 나무, 기와 등이 모두 소실된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