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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다른 한국야구…스폰서에 팀 이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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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다른 한국야구…스폰서에 팀 이름까지?

[프레시안스포츠] 팀 이름 자주 바뀌면 혼란 줄 듯

지난 2004년 일본 프로야구계가 심각한 재정난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 퍼시픽 리그 소속의 긴데쓰 버팔로스는 구단 생존을 위해 구단 명칭의 매각을 선언해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긴데쓰는 스폰서 기업에 팀 이름을 내주는 방법만이 구단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4년 뒤 한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센터니얼 인베스트먼트는 30일 현대를 인수해 메인 스폰서에게 팀 이름까지 내줄 뜻을 분명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긴데쓰의 구단명칭 매각 계획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다른 구단주들의 반대로 일본프로야구 야구 협약 17조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 야구 협약 17조는 "구단 명칭 변경은 실행위원회와 구단주회의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구단주들은 "구단명 매각은 일본 프로야구 전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준다"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결국 '빈 껍데기 팀 이름 대신 실익을 챙기겠다"는 긴데쓰의 계획은 좌초됐고, 긴데쓰는 다른 일본 프로야구 팀인 오릭스와 합병해야 했다.
  
  3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현대 구단 인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장석 센테니얼 대표는 "(센테니얼의)홍보효과는 필요없다. 수익모델이 중요하다. 메인 스폰서는 구단 명명식 또는 구단 창단식을 통해 공개하겠다"며 사실상 새 구단의 핵심 수익모델은 팀 명칭을 파는 것이라는 점을 피력했다. 새 구단의 단장을 맡게 될 박노준 전 SBS 해설위원도 "메인 스폰서에 구단주 자리도 줄 수 있다. 메인 스폰서가 되겠다는 기업도 꽤 있다"고 밝혔다.
  
  박노준 단장이 "액수가 적어지더라도 메인 스폰서와는 3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구단 명칭 매각에는 문제가 뒤따른다. 이른바 정체성 문제다. 메인 스폰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팀 명칭이 계속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계가 4년 전 절박한 입장의 긴데쓰가 내놓은 계획을 막아야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8개 팀의 리그체제를 존속시키기 위해 KBO 상황은 절박했다. "많은 기업들과 접촉을 가졌는데 이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은 역시 1백억 원이 넘는 구단의 1년 운영비였다. 결국 이 방법(네이밍 스폰서십)이 맞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말이 이를 증명한다. 지금까지의 구단 운영방식으로는 사실 프로야구단의 적자 폭을 메우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팀 명칭이 계속 바뀐다면 지난 82년 창설 이래 한국 프로스포츠 가운데 연고지 제도를 가장 깊숙이 뿌리내렸고, 팀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프로야구의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짙다.
  
  이런 이유로 센테니얼이 '팀 명칭보다는 유니폼 스폰서십이나 경기장 명칭 사용권 등의 수익모델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박노준 단장은 "현재 프로야구 규정에 따르면 유니폼에 7개까지 스폰서의 광고를 부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만 프로야구처럼 덕지덕지 광고를 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3~4개 정도의 광고를 유니폼에 붙일 계획"이라며 유니폼 스폰서십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센테니얼은 홈구장 명칭을 야후에게 팔아 '야후돔'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의 소프트뱅크와 같은 수익 모델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4년 전 일본 프로야구계의 붕괴 위기는 기존 야구팀 구단주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 인터넷기업들의 참여로 해결됐다. 요미우리 등 권위주의와 상징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야구팀 구단주들에게는 인터넷 기업들이 '애숭이'로 비쳐지며 문제를 야기시켰지만 시장 논리는 결국 인터넷 기업들의 편이었다. 한국의 현대 구단 문제도 결국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갖고 있는 센테니얼에 의해 실마리를 찾았다. 국내 프로 스포츠 시장을 감안하면 센테니얼의 계산은 합리적인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한국 프로스포츠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센테니얼의 야심찬 계획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그 중앙에는 계속적으로 메인 스폰서에 팀 명칭을 내주며 겪어야 하는 혼란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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