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부 보수적인 영화단체들이 기존 영화관련 단체에 대해 본격적인 '흔들기' 혹은 '새판짜기을 위한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이 이에 대한 반박성명을 발표, 국내 영화계에 신구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천영세 의원은 28일 "영화판에도 '전봇대 뽑기'식 개편이 이루어지나?"라는 제목의,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5일 (사)한국영화감독협회(이사장 정인엽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은 한국영화가 처해 있는 위기 상황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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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사진출처:천영세 의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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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감독협회는 영화감독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설립된 직능단체로 대다수 영화감독들이 소속돼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이른바 '원로급' 감독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감독협회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산동 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자회견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국고지원금을 전횡했다"며 영진위의 해체를 주장하고 나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감독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1999년 영진위가 출범한 이후 8년간 2,980억원을 집행했지만 특정단체에 편중 지원해 영화계 분열을 조장했다"면서 "영화진흥 지원금은 일부 세력의 조직과 활동을 강화하는 자금으로 둔갑했다"고까지 주장, 영화계에 또다시 보수-진보 논쟁을 불러일으킬 조짐을 나타냈다. 감독협회가 주장하는 '일부 세력'은 현 노무현 정부에서 기용된 문화 행정직 인사들을 겨냥하는 것. 보다 구체적으로는 이창동 감독(전 문화부장관)이나 배우 문성근(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배우 명계남 씨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이에 대해 "감독협회의 영진위 해체 주장은 그 자체로 정치적 주장에 다름아니다"라면서 "실제로 그간 감독협회가 영진위의 사업이나 정책방향에 대해 공개적인 진단이나 요구를 했다는 사실을 찾아보기 힘들며 그렇다면 정권이 교체되는 시점에서 영진위 해체론을 내세워 슬쩍 정치적 코드 운운 하는 것은 노회한 정치적 감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노빠'는 안되고 '명빠'는 된다는 말이냐는 것. 천 의원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영화감독협회의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국내 영화계 인사들 대부분이 '감독협회가 지나치게 정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 영화계가 '비교적' 발전적으로 성장해 온 공과를 무조건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추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특히 협회의 이번 성명에는 오는 4월 위원들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새로운 구성을 놓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일부 '폴리페서'적 영화과 교수들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이번 논란은 자칫 불필요한 영화인 신구세대간 소모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다음은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의 반박 보도자료 전문
영화판에도 '전봇대 뽑기'식 개편이 이루어지나? 천영세 의원, "감독협회의 문제제기는 영진위 개혁에 대한 당위적 주장으로 이해되어야" 1. 지난 25일 (사)한국영화감독협회의 기자회견과 그 파장이 점입가경이다. 일부 보수신문들까지 나서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코드인사를 물갈이 해야 한다고 거드는 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감독협회의 영진위 해체론은 현재 한국영화가 처해있는 위기 상황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 할 수 있다. 2. 그동안 천영세 의원은 영화발전기금 문제를 비롯하여, 멀티플렉스 독과점 문제, 그리고 불공정한 부율 개선 문제 등 영진위의 입장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하지만 이는 영진위라는 조직체계의 위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영진위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런 입장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진위가 발표한 2007년 한국영화의 현주소를 보면 참담하다. 10편중 9편이 망하는 현재의 영화산업은 정상이 아니다. 3. 이런 한국영화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영화발전기금의 주무기관으로 영진위의 위상강화가 필요하다. 문화관광부로부터의 실질적인 독립기관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우선하는 영화산업에 대한 일관적인 전망과 문화상품으로서 영화의 독특함과 가치를 지켜내야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처방의 방식을 달리할 뿐 대다수의 영화관련 단체들이 입장을 같이 한다고 믿는다. 4. 그런 와중에 감독협회의 영진위 해체 주장은 그 자체로 '정치적 주장'에 다름아니다. 실제로 그간 감독협회가 영진위의 사업이나 정책방향에 대해 공개적인 진단이나 요구를 했다는 사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정권이 교체되는 시점에서 영진위 해체론을 내세워 슬쩍 '정치적 코드' 운운 한 것은 노회한 정치적 감성을 반영한다. 그렇다면 '노빠'는 안되고 '명빠'는 된다는 말인가?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진위의 자기책임을 면하긴 힘들다. 감독협회가 내놓은 주장들이 '100%' 거짓이라는 영진위의 해명에 고개를 끄덕일 영화계 인사가 몇이나 될까. 그런 점에서 이번 감독협회의 주장은 영진위 개혁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권의 코드에 맞춰서 사람들만 바뀌는 수준이라면 고사 직전인 한국 영화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6. 이번 감독협회의 진심은 한국영화의 미래를 걱정하는 영화계 원로들의 고언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일고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해 있는 것이라면 관객들이 '외면'이라는 방법으로 한국영화에 대해 판단을 내릴 것이다. 영진위가 한국영화를 위해 다시금 정립되는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고언을 계속하겠다. 이것이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민주노동당의 방식임을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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