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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전쟁반대-파병반대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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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전쟁반대-파병반대에 나서다!

광화문에 '평화놀이터' "盧대통령, 파병하지 마세요"

25일 낮 12시, 도시 한 복판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자그마한 미끄럼틀을 연신 오르내리고 있고, 어떤 무리는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며 뛰어다닌다. 한 아이는 매직 펜을 들고 형형색색의 풍선에 예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지나가는 행인은 도심에 왠 놀이터냐는 듯 그리고 아이들의 천진스런 웃음을 보려는 듯 한번씩 눈길을 돌린다.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 마련된 이 깜짝 놀이터는 전쟁반대와 파병반대를 주장하는 엄마들이 만든 '평화놀이터'다.

<사진1>

***엄마들, 파병반대 '평화놀이터' 도심에 만들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수수팥떡모임'(대표 최민희)은 영유아를 둔 엄마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수수팥떡모임'이 결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투쟁'하는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모임의 구성원인 한 엄마는 "3, 4년전에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 상호 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모임 결성 배경을 말한다.

이 참가자가 말한 것처럼 '수수팥떡모임'의 구성원 대부분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두고 있다. 이들은 약물치료에 한계를 느끼고 식이요법 등 대안적 치료를 찾으면서, 상호 온-오프라인을 통해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라크 어린이들, 하루빨리 웃음 되찾았으면.."**

비정치적인 이 모임이 이라크 파병반대, 전쟁반대라는 매우 정치적 문제에 발언하게 된 이유는 무얼까?

6살난 딸과 4살된 아들을 둔 강영임씨가 그 이유를 말한다.

강씨는 "결혼을 하기 전에는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이 세상은) 나혼자 살다 죽는 게 아니다'고 느낀 뒤로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며 "나의 자식과 같은 또래의 이라크 아이들이 전쟁으로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이런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즉 어머니로서의 경험이 이런 정치성이 짙은 행사를 만들게 된 이유란 거다.

강씨는 이어 "전쟁 위협이 큰 우리나라에서 나의 아들도 크면 군대를 가게 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나니, 이라크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라고 깨닫게 되었다"며 "이라크 아이들도 여기 우리 아이들 처럼 행복한 웃음을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3,4>

놀이터 옆에는 시민단체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측이 제공한 이라크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들이 일렬로 전시돼 있다. 사진 중에는 얼굴에 피범벅이 된 이라크 어린이가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 사진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한 어머니는 "이 아이의 눈과 우리 아이의 눈은 다르지 않다"며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대통령 아저씨, 파병하지 말아요"**

한 무리의 어머니들은 '평화놀이터'앞에서 파병반대 서명을 호소하고 있다. 이 서명은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이 추진중인 '파병반대국민청원운동'의 일환으로 마련된 사업 중 하나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다소 쑥쓰러운 목소리로 서명을 호소하는 한 어머니는 "파병반대를 위해 어머니로서 달리 할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 서명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명용지를 얻어왔다"고 말한다. 이 어머니는 이런 서명운동을 이렇게 앞에 나서서 하는 것이 무척 "쑥쓰럽다"면서도 "보람차다"고 말한다.

<사진2>

어머니들이 아이와 함께 하는 서명호소가 색다른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반응도 괜찮다. 서명을 한 20대 여성은 "괜히 길거리에서 서명을 요구하면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아이의 천진스런 모습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명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 중간에 최민희 대표의 딸 정윤서 양이 노래를 한다고 나섰다. 정 양이 부를 노래는 '기특한 과자'다. '기특한 과자'는 얼마전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이 '프리챌'이란 과자를 먹다가 목에 걸려 고생한 사건을 두고 만든 동요다. 정 양은 연신 찍어대는 카메라가 부담스러운지 노래를 마치지 못하고 이내 엄마품으로 달려든다.

이날 행사는 이후 1시간 정도 지속됐다. 간혹 구호도 외치고, 발언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나서는데 익숙치 않은 그들의 목소리가 광화문 일대에 메아리 쳤다.

"대통령 아저씨, 파병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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