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25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탈당 파문과 관련, 자신을 비롯한 당내 소장개혁세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소장파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남 의원은 이날 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수요모임으로 대표되는 소장개혁세력에 있으며, 특히 수요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나 스스로 가장 큰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안이함과 눈치보기에 빠져 대표로서 정치적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자아비판했다.
그는 "만약 5명이라도 옹골차게 뭉쳐 손 전 지사를 도왔다면 그가 한나라당을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으로 느꼈을까. 10명이라도 똘똘 뭉쳐 당내 줄세우기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외쳤다면 지금처럼 노골적인 줄세우기가 일어났을까"라고 자문한 뒤 "이번 사태는 말과 명분은 있었으나 치열한 고민과 용감한 행동이 없어 생긴 일"이라고 자인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무너져서는 안된다. 온난화로 빙산이 녹으면 지구는 더욱 더워지고 기상이변이 속출하듯 중도개혁세력이 무너지면 한나라당의 온난화가 가속화돼 결국 한나라당의 공멸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원희룡(元喜龍) 의원의 경선 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며 그에게 많은 도움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각종 경고음이 울리고 있지만 모두 대세론에 취해 듣지 못하고 있다"며 "후보직만 거머쥐면 대통령 자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분위기인 데다 유력 캠프의 줄세우기는 더욱 거세지고 주요 당직자를 포함한 의원들의 줄서기도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에도 비슷한 글을 올려 "이번 탈당 사태는 손학규의 실패이자 한나라당의 실패다. '윈-윈'(win-win)이 아닌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인 데도 이런 최악의 결과에 대한 자기반성과 진단이 없다"면서 "강재섭(姜在涉)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주요당직자들은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특히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등 유력 대권주자들도 큰 책임이 있다"며 지도부-대선주자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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