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주 "현금, 주식, 통장 등 모두 금고에 보관"
김인주 사장은 구조조정본부 부사장 시절이던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서 "이 회장 개인 재산을 어디에 보관하고 있나"라는 검찰 질문에 "주식은 그대로 가지고 있거나 증권예탁원에 보관, 위탁을 하는데, 가지고 있을 때는 '창고 겸 금고'에 보관한다"고 진술했다. 또 김 사장은 "현금과 주식, 예금통장, 부동산 증빙 서류 등 이건희 회장의 개인 재산을 사무실 형태의 금고에 보관해 왔으며, 정치권에 건넨 불법자금도 모두 이 금고에서 나왔다"고도 진술했다. 16일 KBS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사장은 이 '금고'의 구조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사무실 옆에 시건(잠금) 장치가 잘된 방이 있어 여기에 적절히 보관하고 있다"며 "구조는 보통 사무실로 보면 된다"고 밝혔었다. 또 "금고에는 도난방지 시설이 돼 있으며 매우 정교하고 안전하다"며 "열쇠는 1개인데 박재중 구조본 상무(2005년 사망)가 가지고 있었고, 지금은 후임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용철 "첫 기자회견 다음날 금고 없앴다는 제보 있었다"
김인주 사장의 진술 내용은 비밀금고가 있다고 밝힌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그간 여러 언론을 통해 "삼성 본관 27층 관재 담당 상무 방의 가구 뒤에 비밀 문이 있고, 그 뒤에 철창문이 나오는데, 그 안에 유가증권·상품권·순금이 들어있는 전략지원팀 금고가 있다"고 밝혀왔다. 또 김 변호사는 "내가 첫 기자회견을 지난해 10월 29일에 했는데, 30일 밤에 비밀금고를 없앴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삼성이 증거를 인멸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5일 삼성 본관 압수수색을 실시했던 특검팀은 비밀금고를 확인하지 못했다. 윤정석 특검보는 "치밀하게 조사했지만, 확인된 것이 없었다"며 "(금고가) 있었다면 구조변경 등으로 없어졌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에버랜드 사건 당시 진술을 조작하는 등 '증언 연습'을 했다고 김 변호사가 지목한 '태평로 빌딩 26층'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다른 사무실이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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