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확실하게 바닥을 쳤다는 것을 지난 주말의 박스오피스가 보여준다. 한국영화는 조금씩이나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시장이 반등할 기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개봉한 한국영화 두편이 잇달아 박스오피스 1,2위에 오른 것이 그같은 점을 반증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강력한 입소문과 함께 76만이 넘는 관객을 모아 1위를 차지했으며 김명민,손예진 주연의 <무방비 도시> 역시 55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선보이고 있다. 보통 한국영화'판'이 살아날 때는 이렇게 두세편의 영화가 서로 차고넘치는 관객을 주고받을 때이다. <우생순>과 <무방비>가 그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낼 수 있을지 이번 한주, 주중의 시장을 좀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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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원작,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미스트>도 일반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 비해 25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비교적 선전했다.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른 것은 차라리 기적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영화가 매우 정치적이며 따라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가 이렇게 올바르고 의미있는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야말로 미국 영화계의 진정한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스트>같은 영화가 오랫만에 흥행에서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매우 흥미롭고 또 매우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순위에 오르기 힘든 영화로 <더 재킷>과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와 같은,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의 영화를 꼽을 수 있는데 이들 영화들도 일단 순위에 오르기까지는 성공했다. 무서운데다 생각까지 해야 하는 영화는 무조건 기피하고 보는 요즘 관객 풍토를 정면으로 부딪히고 가는 영화라는 점에서 이들 영화가 개봉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극장가의 다양성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더 재킷>같은 영화는 국내 개봉에만 3년이 걸렸다. <황금나침반>은 300만, <내셔널 트레져>는 200만 관객 고지를 향해 기를 쓰고 가고있지만 웬지 쉬워보이질 않는다. 각각의 영화는 '나홀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 않지만 전체 극장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전주 대비 관객수가 25~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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