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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금감원, '삼성 불법' 바라만 볼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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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금감원, '삼성 불법' 바라만 볼 텐가

경제개혁연대 "삼성 '사금고' 삼성증권, 퇴출돼야"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은 스스로의 존립근거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빠르면 오는 10일 '삼성 특검'의 수사가 착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김용철 변호사는 8일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에 각각 탈세제보서와 조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 경제개혁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상조 교수는 "특검 수사가 진행된다고 해서 감독기관이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 직무유기"라며 국세청과 금감원이 삼성의 불법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차명계좌 조사, 국세청이 나서라"

최근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특본)는 수사를 통해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의 불법행위를 속속 입증했다.

특본은 삼성이 삼성증권 등을 이용해 임원들 명의로 광범위하게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한 정황과 함께 삼성의 전현직 임원 명의로 된 '차명 의심 증권계좌' 2000여 개를 확보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주도로 차명계좌를 통해 조직적으로 실권주를 매입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도 확인됐다. 차명 의심 계좌 명의자는 지금까지 밝혀진 수만 150여 명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특본의 수사 결과 삼성의 탈세혐의는 충분히 입증됐다"며 "그러나 검찰이 연결계좌의 자금추적을 위해 영장청구를 하면 법원이 기각하는 일이 많아 추가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수사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금융거래정보에 대한 조사 권한과 전문성을 갖춘 국세청이 나서야 한다"며 "전국 금융기관에 개설된 삼성 전현직 임원 명의의 계좌 전체에 대한 조사를 통해 차명의혹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교수는 "특검 수사기간은 2차 연장기간까지 합쳐 105일이며 수사 인력은 30명에 불과하다"며 "특검의 수사가 삼성의 각종 불법부당행위 혐의를 모두 포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미 밝혀진 내용도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국세청과 금감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여세, 법인세, 소득세…조세평등 실천하라"
▲ ⓒ프레시안

또 경제개혁연대는 "국세청 조사국은 그동안 주기적으로 대기업 지분이동 조사를 실시해왔다"며 "삼성그룹 지분이동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통해 삼성 임원 명의의 주식이 차명으로 밝혀질 경우 해당 주식 및 이에 근거해 취득한 유무상증자분에 대해 상증세법 제45조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이 국내계열사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온 사실도 드러났다"며 "이 과정에서 이익을 과소계상하거나 비용을 과대계상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탈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뿐만 아니라 비자금의 실제 소유자, 즉 이건희 회장 일가가 소득세를 탈루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세청은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세무당국이 관련 법규에 따른 엄정한 과세를 통해 조세평등주의를 실천해달라"고 촉구했다.

"삼성증권은 금융기관인가, 사금고인가"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에 제출한 조사요청서에서 "이미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확인된 우리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에 대해 추가적인 차명계좌 개설 여부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또 차명계좌 개설 사실이 밝혀진 삼성증권에 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구조본의 지시에 따라 지배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불법적 이익을 위해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이건희 회장과 그룹의 비자금 및 차명주식을 관리하는 일개 사조직으로 운영되어 왔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금융기관이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은 소액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는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으로서 존립할 자격이 없으며 마땅히 퇴출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삼성증권의 이 같은 행위는 금산분리 규제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현행 증권거래법은 신용공여 금지 등 대주주와의 거래를 제한하고 있으며(제54조의3), 증권회사에 대한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역시 금지하고 있다(제52조의5). 이를 위반할 경우 즉각 증권업 허가 취소조치를 내릴 수 있다(제55조).

또 이 법은 임원 등의 유가증권 매매거래 제한(제42조), 증권회사 등에 대한 부당한 요구 금지(제52조의4), 미공개정보이용행위 금지(제188조의2)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할 경우 즉각적인 영업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제5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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