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8일 "한나라당이 공당인데 (총선 공천을) 늦춰야 하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 측이 공천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대폭적인 물갈이 방침을 시사한 데 대한 반박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작업도 중요하지만 공천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 측은 공천심사위 구성을 내년 1월 말로 미루고 인수위 업무 및 조각 등 새 정부 출범 준비에 진력한 뒤 내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을 전후한 시기에 공천을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당선자의 측근인 이재오 의원은 전날 "대통령 취임 전에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공천이 너무 일찍 불거져 나오면 취임 전에 국회에서 할 일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공천을 늦춰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천 기준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고 국민이 원하는 시대적 흐름을 담아낼 수 있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인사를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이 시대 이 시점에서 새로운 짐을 수행할 새 인물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상당부분 교체될 수 있다"고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이 당선자 측근들의 이같은 발언을 밀실 공천을 통해 승자독식을 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대로 해야 한다. 당연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이명박-박근혜 회동에서 공천과 당권대권 분리 문제가 갈등의 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 "곧 만나게 될 것 같다"면서도 "어떤 얘기를 나눌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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