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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당선 발표는 새로운 대선 시작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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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李 당선 발표는 새로운 대선 시작될 수도"

집권 후 혼란…출범도 전에 '레임덕' 가능성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특강 동영상'은 올해 대선을 매우 역설적인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여론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 자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당선된다 해도 상당한 족쇄가 될 사안"으로 봤다. 통치의 밑둥을 뒤흔들 만한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틀 후의 대선은 지금까지 전개된 논란을 '완전 연소'시키는 장이 아니라 보다 심각한 혼란으로 진입하는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하다. 선거도 치르기 전에 집권의 정당성이 위협받는, '이상한 선거'의 결정판이다.

수습 안되는 '거짓말'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기간에, 그것도 선거를 사흘 앞두고 터진 '이명박 동영상'의 파장이 어느 수준까지 치닫게 될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이 후보가 "BBK와는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잡아뗐고 검찰이 그의 손을 들어준 것과 달리 "BBK는 내가 설립했다"는 이 후보의 육성이 생생한 화면과 함께 전달된 각인효과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 ⓒ연합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수석전문위원은 17일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워낙 부족해서 1, 2위를 가를 정도는 아니겠지만 이명박 후보의 과반 당선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후보로서 치명적인 거짓말 논란이 극도로 부각된 점이 이 후보의 최대 악재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등이 BBK 연루 여부 이전에 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나라당의 대응도 임기응변 일색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광운대 동영상'을 언급하며 "BBK는 설립 사실만 소개했을 뿐 본인 소유라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설립'과 '소유'를 구분한 논법이다.

김종필 상임고문도 같은 맥락에서 지원 유세 도중 "이 후보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BBK에 개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망에 걸릴 정도의 일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BBK 개입' 자체를 부정해 온 이 후보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으로 번졌다.

그동안 이 후보는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BBK와 관련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달 관훈클럽 토론회에선 "대통령에 당선된 후라도 BBK 의혹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부적절한 표현이었을 뿐"이라고 광운대 동영상에 담긴 내용을 부인했으나 퇴로를 막아 둔 과거 자신의 발언을 뒤엎기에는 군색하다는 평가가 앞선다.

"李 집권하면 더 혼란"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조차 2~3위권의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반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어 대선 이후 보다 짙은 먹구름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는 당선자 시절부터 전무후무한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다는 얘기다.

우선 이 후보를 에워싼 다섯 후보가 이구동성으로 "사퇴하라"고 합창한 건 이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정치권의 다섯 세력이 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사전 선전포고로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이명박 특검법이 17일 도입됨으로써 BBK 관련 의혹이 또 다시 법적 심판대 위에 서게 됐다. 이 후보의 당선을 가정할 경우 적어도 취임일(내년 2월25일) 이전까지 지속될 특검 수사는 당선자의 정치적 운신의 폭을 대단히 협소하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후보가 당선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되거나 기소될 경우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정권이 레임덕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특검으로부터 재차 면죄부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상황이 완벽하게 호전될지를 장담키 어렵다. '광운대 동영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정점에 이른 것처럼 특검마저 '권력 눈치보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4월 9일로 예정된 총선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당초 '대선 승리→총선 압승'으로 이어지는 최상의 경우를 상정했던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시나리오는 대규모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귀영 위원은 "사실상 당선자 발표 이후부터 새로운 대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2002년 대선이 탄핵을 거쳐 2004년 총선에서 완성된 것처럼 이번에도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정치권을 뒤흔들 사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K 특검'의 전개와 함께 이 후보의 불안한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경우 총선을 통한 '견제론'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위원은 "사실 이 후보가 집권하면 그때부터 더욱 심각한 혼란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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