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뉴라인시네마가 1억8천만 달러를 들여 제작한 판타지영화 <황금나침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12월 둘째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미국과 캐나다 3,528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첫주말 2,612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극장당 수입은 7,405달러. 이는 7개 극장에서 개봉해 평균 6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폭스서치라이트의 <쥬노>, 32개 극장에서 개봉해 평균 2만6천 달러의 수입을 기록한 키라 나이틀리 주연의 <어톤먼트>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쥬노>는 임신한 십대 주인공 소녀가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아기에게 완벽한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최근 발표된 '2008 인디정신영화상'의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다수의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을만큼 평단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쥬노>와 <어톤먼트>는 개봉 2주차에 확대개봉될 예정이다. 뉴라인측은 <황금나침반>이 개봉 첫주말에 최소 3천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경우 첫주말 4,720만~7,260만 달러를 기록했었다. 2005년에 개봉했던 <나니아 연대기>의 첫주말 성적은 6,560만 달러였다. <황금나침반>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컴퓨터그래픽 등 시각효과는 앞의 판타지영화들보다 진일보한 것이 틀림없지만, 여러 연령대 관객들을 고르게 사로잡기엔 흥행력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기독교계가 <황금나침반>을 '유해한 무신론적 영화'로 비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하고 있으나, <다빈치코드>의 경우에서 보듯 무신론 논란이 흥행에 미치는 파장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편이란 것이 영화계 대다수의 분석이다. <황금나침반>은 북미 이외의 25개 국가에서 동시 개봉, 5,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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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침반 |
<황금나침반>의 부진으로 인해 12월 둘째주말 박스오피스 상위 12편의 흥행성적은 7,320만 달러에 그쳤다. 5주 연속 하락세이며, 전년대비 약 10% 떨어진 액수다. 지난 여름시즌에 사상 최대 흥행기록을 세웠던 미국 영화계는 이후 부진세로 돌아선 시장분위기 때문에 우울한 분위기다. 박스오피스 조사 분석가인 폴 더가라비디언은 "영화시장에 다시 확신을 불어넣기위해선 메가 히트작이 필요한데, 현재로선 (연말까지) 시간이 부족한 상태"라고 다소 부정적인 향후 전망을 내놓았다. 다음주에는 <나는 전설이다><내셔널 트레저2><스위니 토드>등 기대작들이 북미시장에 개봉될 예정이다. 과연 하락세의 박스오피스를 이들 작품이 다시 끌어올릴 수있을는지 주목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CJ엔테터인먼트가 투자한 <어거스트 러시>는 3주째 7위를 지켰다. 한 영화의 흥행순위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고 줄곳 같은 자리에 머물러있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어쨌든, 이른바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꾸준히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데는 성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개봉 3주차까지 이 영화는 총 2,514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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