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처음 출발한 곳에서 마지막 도전을 하게 됐다.
박찬호는 7일 친정팀 LA 다저스와 최종 계약을 함으로써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안고 태평양을 건넌 지난 94년 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더 이상의 기회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지난 94년과는 다르다.
94년 박찬호는 시속 100마일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는 싱싱한 어깨에 21세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가공하지 않은 보석이었다. 다저스는 박찬호를 스카우트한 뒤 당시 유망주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트레이드 할 정도였다.
반면 현재 박찬호에게 미래는 없다. 당장 성공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도전은 올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나이가 내년이면 35세로 30대 중반에 접어든다.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이라는점에서 올해 다저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실패한다면 그에게 더 이상 기회를 줄 구단이 나설지 의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다시 고된 수련을 쌓을 수는 있다. 지난해 박찬호는 뉴욕 메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르는 데 실패한 뒤 고된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박찬호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더 이상 가족과 헤어져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털어놓았다.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가족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었다.
더 이상 박찬호에게 기회를 줄 구단도 많지 않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가족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이라면 그나마 다저스 마운드에 구멍이 보인다는 점이다. 선발 로테이션은 현재 3명 밖에 정해져 있지 않고 최악의 경우 불펜에도 경쟁의 여지는 남아 있다.
어깨 수술을 받은 제이슨 슈미트와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에스테반 로아이자에 대해 다저스는 당장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최악의 경우 불펜에도 가능성은 있다.
또 한가지. 다저스 홈페이지가 밝힌 것처럼 다저스는 최근 '한물 간' 투수들을 데려다 기용해 거듭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윌슨 알바레스, 지오바니 카래라, 톰 마틴, 호세 리마, 애런 실리, 루디 시에네스 등이 바로 그런 투수들이다.
과연 처음 출발한 다저스가 박찬호가 다시 한 번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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